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이 경기도 화성 기상환경재현시설을 통해 악천후 조건에서도 안전하게 주행 가능한 자율주행 기술 검증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공강우설비, 인공안개설비를 갖춘 실험실 내부. ⓒTS한국교통안전공단(이사장 정용식, 이하 TS)은 14일 화성 자동차안전연구원 내 ‘기상환경재현시설’을 활용해 악천후 극복형 자율주행 기술력 확보에 앞장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시설은 왕복 4차선 도로 위에 설치된 300미터 길이의 터널형 시험 공간으로, 인공강우설비와 인공안개설비, 조명 제어시스템, IPS(실내위치추적시스템), 가상환경 시스템 등을 갖췄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차의 핵심 센서인 라이다와 카메라가 극한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으며, 센서 성능·판단 알고리즘·제어 안전성 등 전반적인 기술 검증이 가능하다.
세부적으로 인공강우설비는 시간당 5~60mm 강우를 구현할 수 있고, 인공안개설비는 최소 시정거리 30m 조건까지 재현할 수 있다. 야간과 터널 같은 저조도 환경도 제어 가능하며, IPS는 GPS 신호가 닿지 않는 환경에서도 0.035m 이하의 정밀 위치 추적을 지원한다. 또 Unity·Unreal 기반의 시뮬레이션 환경으로 위험 시나리오를 가상 재현할 수도 있다.
실제 시험 성과도 축적됐다. 지금까지 중소기업과 연구기관 등 23곳이 시설을 활용해 총 134건의 시험을 수행했다. 강우 강도별 LiDAR 위치 오차 분석, 안개 상황에서의 센서 탐지 거리 비교, 센서 신뢰도 검증 등이 대표적이다.
TS는 이를 통해 악천후 조건에서도 안정적 자율주행을 가능케 하는 핵심 인식 기술의 실용성과 적용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정용식 이사장은 “기상환경재현시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차 악천후 대응 전문 시험시설”이라며 “이곳에서 검증된 기술의 신뢰성과 안전성이 곧 우리나라 자율주행 생태계의 든든한 뿌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영 자동차안전연구원장도 “레벨4 완전자율주행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화성 자동차안전연구원에는 36만㎡ 규모의 자율주행 전용 테스트베드 ‘K-City’도 조성돼 있다. 도심·고속도로·입체교차로 등 실제 도로와 유사한 환경을 구현할 수 있으며, 2021년부터 기상환경재현시설까지 결합해 악천후 조건 시험까지 가능해졌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