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 시내버스 4개 업체 노조가 5일 전면파업을 예고하면서 지역 대중교통이 마비 위기에 놓였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시내버스의 90%가 멈추게 되는 만큼 4일 열리는 2차 조정이 사실상 마지막 협상 기회다.
김해 시내버스들이 전기자동차 충전소가 있는 차고지에 나란히 주차돼 있다. (사진=김해시) 파업을 예고한 업체는 가야IBS·동부교통·김해BUS·태영고속 등 4곳이다. 이들이 운행을 멈출 경우 56개 노선 190여 대가 동시에 서게 된다. 김해 시내버스 전체의 90% 수준이다. 신어BTS가 운행하는 일부 노선만 정상 운행된다.
갈등의 씨앗은 지난해 10월 시작됐다. 2025년 임금·단체협약을 위한 교섭이 아홉 차례 이어졌지만 모두 결렬됐다. 노조는 지난달 31일 경남지방노동위원회 1차 조정에서도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자 파업을 공식화했다. 파업이 시행된다면 2000년 이후 25년 만의 사례가 된다.
핵심 쟁점은 임금이다. 노조는 통상임금 17만원 적용과 함께 2005년 노사 합의 조항에 근거한 창원시 수준의 임금 인상, 즉 월 26만5500원 추가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연간 근속수당이 1만5000원에 불과해 호봉제를 적용하는 창원과 실질 임금 차이가 크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박민규 전국자동차노조 가야IBS지부장은 "김해시가 회사와 함께 임금 협상 과제를 인정하고 전폭 수용해줘야만 이 난관을 풀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사측은 보조금을 받는 구조상 노사 단독으로 결론을 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성실 가야IBS 대표이사는 "노동조합 요구안은 노·사·정 3자가 합의해야 처리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교섭 기간 동안 김해시가 한 번이라도 현장에 나와 노사와 함께 협의한 적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김해시가 파악한 창원과 김해 버스 노동자 간 월평균 임금 차이는 약 6만원 수준이다. 시는 이를 고려해 통상임금 적용과 물가상승률을 더한 중재안을 마련했지만 노사 양측을 동시에 설득하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진용 김해시 대중교통과장은 "시가 제시한 내용과 전체 임금 현황을 노동위원회에 제출해 위원들이 중재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해시는 파업 현실화에 대비한 비상수송대책도 갖춰 놓았다. 원도심과 장유동, 진영읍을 잇는 15개 임시노선에 전세버스 50대를 무료로 투입하고, 부산김해경전철 운행 횟수를 하루 12회 늘리기로 했다. 전 아파트 안내방송과 버스정류장 안내문 부착도 병행한다.
파업의 향방은 4일 열리는 2차 조정에서 판가름 난다. 이 자리에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5일 첫 차부터 파업이 시작된다. 출퇴근과 통학, 생활 이동을 버스에 의존하는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노사 양측이 막판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래호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