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ㆍ버스ㆍ지하철 모두가 대중교통수단
반대개념은 자가용…택시를 고급교통수단 착각
택시는 대중교통수단인가 아니면 고급교통수단인가. 얼핏 대답하기 쉬운 것처럼 보이는 이 질문을 놓고 수년째 정부 및 지자체와 택시업계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택시업계 노사가 한목소리로 '택시지원'을 요구하는데도 불구하고, 정부와 지자체는 '대중교통이 아닌 고급교통수단'이라는 점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택시는 사실상 대중교통'이라는 업계의 주장은 현실론에 따른 것이다. 서울 지역을 제외하고 광역도시의 택시 수송분담률이 두자리수를 넘어가는 마당에 고급교통수단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또 택시는 현실적으로 자가용을 대체하는 운송수단이 됐다고 주장한다.
건설교통부와 지자체는 '법 논리'와 해외사례를 들어 대중교통에 포함시키길 반대하고 있다. 현행법에는 노선과 운행시간표가 있어야 하는데, 택시는 고정노선과 일정한 운행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또 선진국에서도 택시는 고급교통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최근들어 찬반 논란이 더 극심한 이유는 택시업계가 고사수준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정부의 지원을 위해 '대중교통육성 및 이용촉진법'을 개정해 택시를 대중교통에 포함시켜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회엔 이미 업계 요구를 반영한 개정안이 올라와 있다. 법 개정 취지는 "택시가 노선버스와 더불어 대중의 이동수단으로써 수행해 왔는데도, 대중교통수단의 지원을 위해 제정된 법률에는 대중교통수단으로 정의하지 않아 지원 대상이 못되고 있다"며 "때문에 대중교통 수단의 정의에 택시를 추가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 시민은 물론 정부 관계자, 심지어 업계까지도 대중교통에 대한 개념을 착각하거나 잘못알고 있다. 흔히 버스ㆍ지하철을 대중교통수단, 택시ㆍ항공기를 고급교통수단으로 표현하는데 이는 크게 잘못된 일이다.
대중(大衆)은 여러 사람을 뜻하며 사회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이런 의미에서 대중교통수단은 버스ㆍ지하철은 물론 택시나 항공기 등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용의 교통수단이며, 반대개념은 개인의 교통수단 또는 특정인의 교통수단인 자가용이라고 할 수 있다.
택시는 누구나 요금을 지불하고 이용할 수 있기에 당연히 대중교통수단이다. 또한 이용자가 시간적ㆍ공간적, 다시 말해 승하차 위치ㆍ시간ㆍ통행경로ㆍ승차공간ㆍ사생활 등 편리성과 편안성에 따라 임의로 선택해 이용할 수 있는 의미에서 고급교통수단이다.
고급교통수단의 반대개념은 중ㆍ저급 교통수단이 되나 이것을 꼭 버스ㆍ지하철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럴 경우 버스ㆍ지하철은 고급이 되서는 안 된다는 이상한 논리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택시를 포함한 버스ㆍ지하철, 항공기 등 모든 영업용 교통수단은 대중교통수단이 되며, 이들 교통수단을 고급ㆍ저급으로 명확하게 분리할 수는 없다. 고급ㆍ저급으로 분리하는 기준 자체가 애매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차량도 형편없고 실내도 지저분하고 운전기사의 서비스가 나쁜 택시를 '택시'라는 이유 하나로 고급교통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가? 반대로 깨끗하고 상쾌하며 빠르고 정확한 지하철을 저급교통수단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정의하고 있는 대중교통의 구분은 그래서 매우 모호하다.
택시를 놓고 대중교통수단인가 아니면 고급교통수단인가 벌이는 공방은 한마디로 근원이 잘못된 일이다. 우선 대중교통에 대한 잘못된 개념을 고치는 일이 급선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