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국토부·행안부·경찰청 17개 사업 재정지출 손보기로
정부가 국토해양부, 행정안전부, 경찰청에서 시행 중인 17개 교통안전사업을 심층평가하고 사업성과를 낼 수 있도록 재정지출을 손보기로 했다. 최근 3년간 총 1조8000억 원 규모의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고도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2배를 훌쩍 넘어 '교통안전 후진국' 오명을 씻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달 말 관계부처 장관 및 민간위원이 참석하는 재정관리협의회에 도로교통안전사업 심층평가 결과를 안건으로 상정하고 재정지출 효율화 및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재정부는 당초 지난해 11월, 재정투자가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지만 실질적인 성과가 미흡한 △도로교통안전사업 △지역발전산업 지원 △저출산 대응 △사회서비스 활성화 지원 △에너지 효율화 지원 5개 사업군을 선정, 심층평가 대상으로 삼았다.
이들 사업군은 올해 상반기부터 외부용역을 거쳐 심층평가를 진행해 왔으며 교통안전사업의 경우 최근 평가를 마무리 짓고 재정관리협의회 상정을 준비 중이다.
교통안전사업군에 포함되는 국토부, 행안부, 경찰청 시행사업 17개에 투입된 연간 예산은 2009년 5808억 원, 2010년 5917억 원, 지난해 5932억 원으로 3년간 총 1조7657억 원에 달한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이후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2009년 5838명, 2010년 5505명, 2011년 5229명으로 매년 소폭 감소하고 있다. 자동차 1만 대당 사망자수도 2009년 2.8명, 2010년 2.6명, 지난해 2.4명으로 매년 0.2명씩 낮아지고 있다.
하지만 일본(0.7명), 영국(0.66명)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재정부는 편중된 예산지출로 교통사고가 기대만큼 낮아지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된 11개의 시설개선 사업(지난해 4050억 원)은 중앙분리대 설치, 보행자 안전확보 보도설치, 신호체계 개선 및 차로신설, 위험도로 개량 등에 투입된다. 이어 교통경찰 활동비와 무인단속장비, 음주측정기, 교통사고 자동기록장치 등 교통단속 사업에 지난해 1844억 원이 투입됐다.
반면 도로 교통사고 예방여건을 조성하고 학교 교통안전 교육 등 의식제고에 중점을 둔 교통안전 교육 및 홍보 사업은 38억 원에 그쳤다. 예산이 대부분 시설개선, 교통단속에 편중되다 보니 교육, 홍보에 대한 투자는 부족한 것이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는 교통사고에서 운전자가 안전운전 규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 사고의 비율이 77%(2010년 기준)나 되는데도 안전 교육 및 홍보예산이 2010년 106억 원에서 1년 만에 38억 원으로 축소된 것은 문제라고 보고 있다. 교통사고의 원인은 따로 있는데 시설투자와 단속에 몰두하느라 원인을 해결하는 데 소홀하다는 것이다.
재정부는 이 같은 예산편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통안전 교육 및 홍보예산을 늘리는 등 사업 간 지출예산의 균형을 조절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이번 재정관리협의회에 도로교통안전사업 심층평가 결과 및 제도개선 방안이 상정돼 관계부처 장관 및 민간위원들의 논의를 거치면 관련 예산 편성시 내용이 반영돼 내년부터 적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