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위 간부·노조위원장 한통속…승진 184명중 41명 '인사청탁' 연루
|
교통안전공단에서 임원으로 승진한 사람 중 거의 절반이 금품을 상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사 담당 고위 임원은 물론이고 감시자 역할을 해야 할 노동조합 고위 간부마저 한통속이 돼 인사를 미끼로 돈을 받아 챙기고, 직원 자녀를 비정규직으로 채용시키는 등 황당한 인사 비리가 관행처럼 이어져 오다 적발됐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승진·전보 인사 청탁 명목으로 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등)로 교통안전공단 전·현직 인사담당 임원과 노조 고위간부 등 4명을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에게 돈을 주거나 금품 전달을 중개한 공단 직원, 비정규직 채용을 대가로 금품을 제공한 사람 20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사안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9명을 기관통보 조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인사담당 고위임원을 지낸 K(56)씨는 보직 및 승진 등 인사청탁 명목으로 7명으로부터 4900만원을 받은 혐의로, 2008년까지 인사를 담당했던 임원 Y(57)씨도 유사한 방식으로 6명으로부터 59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노조위원장인 J(50)씨는 인사청탁 명목으로 4명으로부터 5300만원을, 전직 노조 간부인 D(56)씨는 승진과 보직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해 주겠다며 10명으로부터 1억1050만원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구속됐다.
2004년부터 노조위원장으로 재직해온 J씨는 이번 사건이 불거지면서 이달 초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 담당 인원이거나 노조 고위 간부인 이들은 인사위원회가 열리기 전에 인사 청탁 명목으로 혹은 승진 후 사례금 형태로 1인당 500만~3000만원의 돈을 받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2007년부터 작년까지 2~4급으로 진급한 직원 184명 중 11명이 승진 전후로 금품을 상납했으며 이런 과정에서 총 41명이 연루됐다고 경찰은 집계했다.
특히 첫 임원 보직으로 볼 수 있는 처장급(2급)으로 진입한 12명 중 5명이 승진 과정에서 금품을 전달했을 만큼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병폐가 심각했다고 분석했다.
공단 직원이 뇌물을 주고 자신의 자녀를 비정규직으로 채용한 사례, 3번 이상 선정되면 해임 등 인사상 중징계가 가능한 근무성적 부진자(C-Player) 선정 사실을 취소하기 위해 돈을 건넨 사례도 이번에 경찰에 적발됐다.
국토해양부 산하 준정부기관인 교통안전공단은 전국에 13개 지사, 58개 자동차검사소를 두고 있으며 1153여명(비정규직 제외)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관계자는 "사측인 인사 담당 임원과 감시자인 노조가 한통속이 된 고질적인 인사 비리였다"면서 "수사 이후 공단 직원으로부터 감사 편지를 받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인사 비리에 연루되면 한번에 파면이나 해임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하는 등 여러가지 인사 쇄신안으로 자정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