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 무인단속 카메라에 자동차 등록 번호판이 식별되지 않는 스프레이를 만들어 팔았다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방조죄'가 아닌 '자동차 관리법 위반 방조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양승태 대법관)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강모(39)씨와 윤모(48)씨에게 주위적 공소사실인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방조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고 예비적 공소사실인 자동차 관리법 위반 방조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 벌금 500만원을 각각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강씨는 2005년 12월 무인 단속 카메라에 촬영되더라도 불빛이 반사돼 번호판이 식별되지 않는 스프레이 1300개를 만들어 윤씨에게 개당 9000원을 받고 판 혐의로, 윤씨는 운전자 김모씨 등 3명에게 스프레이 22개를 되판 혐의로 각각 기소됐다.
재판부는 "스프레이를 뿌린 상태로 차량을 운행한 것만으로는 적발이 어려운 위계를 사용해 경찰의 업무집행을 방해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김씨 등의 행위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를 구성하지 않는 이상 강씨 등의 행위 역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방조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앞서 1심과 2심 재판부는 "살포 행위가 단속을 회피하기 위한 소극적 행위를 넘어서 증거를 조작한다거나 적극적으로 경찰관의 단속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로 볼 수 없는 점에 비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따라서 강씨 등에게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방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다만 1심과 2심 재판부는 "예비적 공소사실인 자동차 관리법 위반 방조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가 인정된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