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개통 2년 반 만에 누적 이용객 4047만 명을 넘어서며 경기도민의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 있다. 하지만 B·C노선은 착공식 이후에도 실제 공사가 늦어지면서 2031년에야 개통할 예정이다.
서울역 GTX-A 승강장에서 승객들이 운정중앙 방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이 구간에서 킨텍스역까지는 17분이 걸린다. (교통일보) 지난달 28일 서울역 지하 GTX-A 승강장에서 열차에 올랐다. 연신내역과 대곡역을 지난 열차는 경기 고양 킨텍스역에 멈춰 섰다. 걸린 시간은 17분이었다.
같은 열차에 탄 20대 A씨는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일주일에 두 번가량 GTX를 타는 그는 예전보다 이동 시간이 30분 이상 줄었다고 했다. GTX를 탈 때마다 만족한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A씨와 함께 시험을 준비하는 20대 B씨는 파주에서 20년을 살았다. "GTX 이전에는 파주에서 서울까지 2시간이 걸렸는데 이제는 30분이 안 걸린다. 지금은 그 전에 서울에서 집까지 어떻게 다녔나 싶을 정도다."
국토교통부(국토부)에 따르면 운정중앙역에서 서울역까지는 GTX로 22분이 걸린다. 다른 대중교통으로는 약 90분이 걸리던 구간이다.
하루 100만 명이 넘는 경기도민이 서울로 출근하고, 이동에는 평균 1시간 넘게 걸린다. 경기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경기도에서 서울 강북까지는 평균 108.6분, 강남까지는 88.8분이 걸린다. GTX는 이 시간을 줄이기 위해 2009년 경기도가 처음 제안한 사업이다.
하지만 A·B·C 세 노선 가운데 지금 달리는 것은 A노선의 두 구간뿐이다. B노선과 C노선의 개통 목표는 2031년이다.
A노선의 효과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국토부와 국가철도공단이 지난달 30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GTX-A 누적 이용객은 4047만 명을 넘어섰다. 수서~동탄 구간 일평균 이용객은 개통 초 7734명에서 1만6355명으로 늘었고, 이용객의 40.7%는 평일 출퇴근 시간대에 몰렸다. 이용객이 늘면서 운정중앙~서울역 구간의 편도 운행 횟수는 112회에서 141회로 증편됐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B·C노선과 서부권 광역급행철도 노선도. 이 가운데 운행 중인 것은 A노선 운정중앙~서울역, 수서~동탄 두 구간뿐이다. (국토교통부 제공) 그러나 A노선은 아직 하나로 이어지지 않았다. 국토부는 2024년 말 서울역~수서 구간을 2026년 말 잇겠다고 밝혔다. 이후 개통 시점을 올해 여름으로 앞당겼지만, 삼성역 승강장 기둥의 철근 누락이 드러나면서 무산됐다. 보강공법도 아직 확정되지 않아 새 개통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보강 시점을 두고 서울시와 국토부는 맞서 있다. 서울시는 9월 23일 현재 시공 단계의 구조물 안전성이 A등급이라며 보강공사를 시작하자고 요구했다. 국토부는 실제 열차 운행과 화재·지진 같은 재난 상황까지 따져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삼성역 구간에 대한 정부합동점검은 11월 20일까지 이어진다.
B노선도 착공식과 실제 공사 사이에 시차가 있었다. 인천 송도와 남양주 마석을 잇는 이 노선은 2024년 3월 착공식에서 2030년 개통을 약속했다. 정부 예산으로 짓는 재정구간(용산~상봉)은 2023년 12월과 2024년 6월 공구별로 공사에 들어갔지만, 민간 자본으로 짓는 민자구간의 착공은 2025년 8월이었다. 현재 정부 개통 목표는 2031년이고, 3월 말 공정률은 재정구간 5.7%, 민자구간 2.7%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4월 GTX 시공사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B노선의 미착공 구간을 신속히 착공하되, 안전에 역량을 총동원해 달라고 주문했다. B노선이 지나는 남양주 왕숙지구는 2028년 입주를 시작하지만, 철도는 그 3년 뒤에 온다.
C노선은 실제 공사를 시작한 지 보름이 지났다. 2024년 1월 착공식을 열었지만 2021~2022년 급등한 공사비가 협약에 반영되지 않아 시공계약을 맺지 못했다. 대한상사중재원의 증액 판정을 거쳐 9월 15일에야 첫 삽을 떴다. 국토부는 개통을 당초 목표보다 3년 늦은 2031년 하반기로 예상한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착공 당일 수원역에서 이렇게 말했다. "출퇴근 시간 30분을 약속드렸는데 GTX-C가 적기에 공사를 마치고 개통이 된다면 수원에서 삼성역까지 약 25분, 양주에서 삼성역까지 약 30분 등 출퇴근 30분 교통 혁신이 이뤄질 것." 개통 전까지 덕정~삼성은 약 80분, 수원~청량리는 약 75분이 그대로 걸린다.
C노선 북쪽 끝의 기다림은 더 길다. C노선 기점인 덕정역이 있는 양주신도시는 2014년 12월 첫 입주했다. 지난달 30일 주민간담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이곳 주민들이 기다리는 지하철 7호선 연장의 양주 구간 공사 종료 예정일은 2029년 12월 31일로 다시 밀렸다.
김진유 경기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본지 통화에서 "교통망이 제때 갖춰지지 않으면 출퇴근 시간, 생활비용, 안전 등 도시의 지속가능성이 모두 저하된다"며 "도시가 먼저 조성되고 교통망이 뒤따르는 방식은 행정이 사후대책에 매달리는 결과를 낳으며, 결국 생활권의 지속가능성까지 약화시킨다"고 말했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