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노동자의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을 고착시킨다는 비판을 받아온 간주근로제를 놓고, 폭염 속 134일째 고공농성이 이어지자 정부가 노조와 대화 테이블에 앉기로 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오른쪽)이 8일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관계자들과 마주 앉아 간담회를 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는 고용노동부 실무자들과 오는 11일 택시업계 간주근로제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간주근로제는 사업장 밖 노동시간 측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노사가 합의한 시간을 일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법인택시 업계에선 소정근로시간을 하루 3~5시간으로 정하는 사례가 많아 기본급이 낮게 책정되고, 사납금을 채우기 위해 장시간 노동과 과속·난폭 운전에 내몰린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이번 대화는 김영훈 노동부 장관이 8일 고영기(57) 택시지부 총무국장의 고공농성장을 직접 찾으면서 성사됐다. 김 장관은 이날 "간주근로제 관련 대책을 강구하겠다"며 "11일 실무협의에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되도록 지시하겠다"고 말했다.
고 국장은 지난 3월 29일부터 인천 남동구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 지역사무실 앞 20m 높이 통신탑에 올라 간주근로제 폐지를 요구하며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4월 국회 본회의에서는 소정근로시간 40시간 이상 의무화 시행 시기를 2028년 8월로 2년 유예하는 내용의 택시운송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당시 국토교통위원장이 맹 의원이었다.
고 국장은 "법인택시 월 사납금이 390만원이라면 기본급은 105만원에 불과해 하루 14~15시간을 일할 수밖에 없다"며 "간주근로제 폐지를 위한 시행령이 담보되지 않으면 내려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택시 운행기록장치와 호출 앱 등으로 초 단위 노동시간 산정이 가능한 만큼, 간주근로제 적용 업종에서 택시업을 제외하는 시행령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하성우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