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산선 공사현장 붕괴 사고를 자체 조사한 광명시가 설계·시공·건설사업관리 전 과정에 걸친 복합 부실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안을 정부에 건의한다.
지난해 4월 발생한 지난해 4월 발생한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 양지사거리 인근 신안산선 복선전철 공사현장 붕괴사고 당시 모습. 도로가 함께 내려앉으며 인근 일대가 큰 피해를 입었다. (사진=국토교통부) 광명시는 16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광명시 지하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의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2공구 붕괴 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안산선 공사현장 붕괴 사고는 지난해 4월 11일 발생했다.
사조위는 사고 한 달 뒤인 지난해 5월 민간 전문가 11명과 시 시설직 국장 1명 등 12명으로 꾸려졌다. 이후 약 14개월간 전체 회의 29회, 현장점검 4회, 관계자 청문 12회, 주민 면담 3회를 거쳐 조사 결과를 도출했다.
사조위는 이번 사고를 설계·시공·건설사업관리 전 과정에 걸친 복합적 부실이 누적된 결과로 분석했다. 부실한 지반 조사로 이완하중을 과소 산정한 점, 2아치 터널 핵심 부재인 중앙기둥 설계에서 구조 검토와 실제 설계 방식이 달라 설계하중을 낮게 산정한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설계 시 정한 막장 간 굴착 간격(20m 이내)을 최대 43m까지 초과해 편토압이 커진 점, 갱구부 가시설을 보강 없이 절단해 구조적 불안정성이 높아진 점도 사고를 키운 요인으로 지목됐다.
건설사업관리 과정에서는 설계 오류 미확인, 터널 막장면 관찰조사 미흡, 중앙기둥 보호용 부직포로 인해 공사 중 손상을 확인하지 못한 점 등 여러 문제가 확인됐다.
사조위는 재발 방지를 위해 설계기준 강화, 공사 중 안전관리 강화, 현장 계측관리 개선, 행정제도 개선 등을 담은 방안을 마련했다. 도심지 근접 구간 시추조사 간격을 현행 100m에서 50m 이내로 줄이고, 2아치터널 중앙기둥에 대한 3차원 구조해석 의무화를 제안했다.
막장면 관찰자 자격을 지반·지질 분야 중급기술자 이상으로 높이고, 지하수 유출량 실시간 모니터링 의무화와 주요 설계변경 시 지하안전평가 재검토도 건의 내용에 포함됐다.
아울러 관할 지자체의 긴급안전조치명령 요청 권한 부여, 지자체장에 대한 정보 공유 의무화, 지자체가 참여하는 중앙지하사고조사위원회 구성 의무화 등 지하안전법 개정도 건의했다. 시는 이 개선안을 이달 말 국토교통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광명시는 사고 이후 지하안전관리 체계도 자체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광명시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고,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를 자체 실시하고 있다. GPR은 전자기파를 지표면에 발사해 지하 공동(空洞)이나 이상 지반을 탐지하는 장비다. 전담 조직인 지하안전관리팀도 신설했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시민 안전을 지키는 것은 지방정부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며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지하안전관리 체계를 개선하고 안전관리 제도를 더욱 촘촘히 마련하는 데 모든 행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