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외관을 AI 자율주행로봇이 직접 훑으며 결함을 찾아내는 실증이 국내 공항에서 처음 허용된다.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서 항공기들이 이동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대한항공이 자율주행로봇과 AI를 활용해 항공기 외관 결함을 탐지하는 실증사업을 인천·김포공항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규제특례를 승인했다. (연합뉴스)
산업통상부는 29일 제3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열어 AI·에너지·생활밀착형 분야 규제샌드박스 과제 5건을 조건부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심의에서 핵심 과제는 대한항공의 'AI 기반 항공기 외관 검사시스템'이었다. 자율주행로봇이 항공기 하부를 촬영하고 AI가 결함과 손상을 식별·분석하는 방식으로, 대한항공은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에서 실증에 들어간다. 정비사가 AI 진단 결과를 최종 검증·판단한 뒤 정비를 수행하는 조건이 붙었다.
그동안 자율주행로봇은 기존 장비 분류체계에 맞지 않아 공항 계류장 출입이 사실상 막혀 있었다. 이번 특례 승인으로 현재 8~12시간이 걸리는 항공기 검사 시간이 1시간 이내로 줄어들 것으로 산업부는 보고 있다. 최대 20m 높이에서 작업해야 하는 정비사의 안전 부담도 함께 덜 수 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라온프렌즈 컨소시엄의 '공유형 ESS 서비스'가 승인됐다. 경기 고양시와 전남 나주시 유휴부지에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설치하고, 여기서 공급한 전력을 주변 공공기관 등의 전기요금에서 차감하는 방식이다. 현행법상 ESS 사업자의 소비자 직거래와 플랫폼 중개가 모두 막혀 있었지만, 이번 실증특례로 혼잡 시간대 배전선로 과부하 해소와 참여 수용가의 전기요금 절감이 가능해졌다.
생활밀착형 분야에서는 한국어촌어항공단의 '마을어업권 공공임대 서비스'가 포함됐다. 전북 고창과 제주시 어촌마을에서 기계를 활용한 바지락 채취와 해녀·갯벌체험 등 관광서비스 운영이 허용됐다. 현행법상 마을어업권 임대와 기계식 장비의 어장 활용은 모두 금지돼 있었다.
이밖에 삼중수소 자발광체를 활용한 축광표지 실증(에이젠코어)과 방제자재 검정 간소화 실증(유한킴벌리·미주케미칼·티투컴)도 이번 심의에서 조건부 승인됐다.
김성열 산업통상부 산업성장실장은 "항공기의 안전을 책임지는 자율주행로봇부터 어촌의 생산성을 고도화하는 마을어업권 공공임대까지 국민 생활과 밀접한 특례들이 승인되었다"며 "앞으로도 우리 산업발전에 기여하고 국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규제를 합리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