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상태로 잠든 승객을 목적지에서 깨웠다가 폭행당한 60대 택시기사에게 법원이 25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전경. (연합뉴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소송을 맡은 부산지법 동부지원 신승아 판사는 택시기사 김모씨(가명·67)의 손을 들어 승객 박모씨(가명)에게 2569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사건은 2023년 8월 6일 오전 1시 38분경 부산 사상구 한 아파트 앞에서 벌어졌다. 목적지에 닿았는데도 박씨는 깊이 잠든 채였다. 만취 상태였던 그를 김씨가 직접 흔들어 깨웠다.
그러나 박씨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김씨의 얼굴과 어깨를 수차례 때리고 넘어뜨렸다. 달아나는 김씨를 다시 붙잡아 팔로 목을 감아 쓰러뜨린 뒤 얼굴을 또 때렸다. 김씨는 이 폭행으로 타박상과 십자인대 파열 등 부상을 입었다.
박씨는 재판에서 김씨가 자신을 직접 깨우는 대신 인근 지구대에 인계했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며 김씨 책임을 주장했다.
신 판사는 "원고가 피고를 직접 깨워 일으켰다는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손해 발생이나 확대에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박씨 주장을 기각했다.
박씨는 또 65세 기준을 이미 넘긴 67세라는 점을 내세워 일실수입(수입 손해) 산정 자체가 부당하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김씨가 사고 당시 실제로 택시를 운행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근거로 이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 판사는 사고일로부터 3년을 더 일할 수 있었다고 보고 일실수입을 배상액에 반영했다.
하성우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