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 원짜리 외부 장비로 테슬라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을 불법 활성화하는 이른바 '탈옥' 행위가 국내에서 85건 적발됐지만, 정부는 행위자를 특정할 수단조차 갖추지 못한 상황이다.
전기차 충전소에서 차량을 충전하는 테슬라 차량. (사진=교통일보) 박용갑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의원(더불어민주당·대전 중구)이 4일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4월 28일 기준 국내 FSD 탈옥 시도는 총 85건으로 파악됐다.
국내 등록 테슬라 18만 684대 가운데 FSD를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차량은 미국산 모델S(1,193대)·모델X(2,708대)·사이버트럭(391대) 등 4,292대(2.4%)에 불과하다.
한미 FTA 안전기준 동등성 인정 조항에 따라 미국 안전기준(FMVSS)을 통과한 미국산 차량만 별도 인증 없이 FSD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내 등록 차량의 97.6%를 차지하는 중국산 모델3·Y 등은 별도 안전 인증을 받지 않아 FSD 사용이 금지된다.
국토부는 FSD 무단 활성화가 「자동차관리법」 제29조(안전기준 미달 차량 운행 금지)와 제35조(소프트웨어 임의 변경 금지)를 위반한다고 보고 지난달 23일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위반이 확인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테슬라코리아도 모니터링을 통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탈옥 차량을 비활성화하고 있으며, 최근 시도 건수는 감소 추세다.
그러나 제도적 한계가 뚜렷하다. 정부는 테슬라코리아로부터 발생 현황을 공유받고 있으나 개인정보 보호법으로 인해 개별 차량 소유자 정보를 확인할 수 없다. 동일인이 반복적으로 탈옥을 시도해도 식별·추적이 불가능한 구조다.
박용갑 의원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보급이 확대될수록 소프트웨어 조작 시도는 더욱 정교해질 것"이라며 "수사 의뢰나 원격 차단 같은 사후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제도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