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기사들이 공휴일 근무 지시를 거부하고 집단 결근한 것은 정당한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시민들이 시내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교통일보 오승안 기자) 3일 확인된 판결문에 따르면 인천지법 민사11부는 버스 기사 김씨(가명) 등 3명이 낸 징계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2021년 근로기준법 개정에서 비롯됐다. 30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관공서 공휴일을 유급휴일로 의무 보장하도록 한 조항(55조 2항)이 시행되자, 김씨 등은 이를 근거로 공휴일 유급 휴무를 요구했다.
반면 준공영제 노선을 운영하는 사측은 2024년 11월 "배차표상 지정 승무원은 승무 의무를 진다"며 공휴일 휴무 요청을 거부하는 공문을 내렸다.
갈등은 이후 급격히 격화됐다. 기사들은 2024년 성탄절을 시작으로 신정·설 연휴·삼일절·대선일·현충일 등 공휴일마다 잇따라 출근을 거부했다.
사측은 견책을 시작으로 승무 정지 2~3일, 1개월, 6주 순으로 징계 수위를 높였고, 기사들은 징계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기사들은 법정에서 "개정 조항은 회사가 근로자에게 유급휴일을 부여하거나 적법한 대체휴무 제도를 마련하라는 것"이라며 "휴일근로를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해 무단결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기사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근로기준법이 휴일근로를 허용하고 있으며, 공휴일 근무 시 반드시 대체휴무를 줘야 한다는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 판단이다.
시내버스의 공공적 특성상 공휴일 운행 유지 필요성이 인정되고, 사측이 휴일수당과 가산수당을 별도로 지급한 만큼 근무 지시 자체는 적법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배차 지시를 받고도 임의로 불이행한 행위는 취업규칙상 정당한 승무 지시 불이행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은 공휴일 유급휴일화가 반드시 쉬어야 한다는 절대적 권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 특성에 따라 정당한 수당을 지급한다면 휴일근무 지시가 가능함을 명확히 한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래호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