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철도의 건설·운영 전 단계에서 안전관리 체계를 전면 개편하는 정부 방안이 나왔다.
국토교통부 청사 외부에 부착된 명패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토교통부(장관 김윤덕, 이하 국토부)는「민자철도 안전관리 강화방안」을 확정해 추진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방안은 부전마산선(2020년), 신안산선(2025년) 등 잇단 대형 사고를 계기로, 올해 1월 국토부 장관이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근본적인 제도개선을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국토부는 이후 철도공단과 공동으로 원인을 진단하고, 전문가·민간사업자 간담회를 세 차례 거쳐 실행 가능한 대안을 마련했다. 그동안 민자철도는 제한된 정부 재정 아래 민간 자본과 기술을 활용해 철도 인프라를 넓히는 데 기여해 왔다.
그러나 공사비 절감과 공기 단축 중심의 사업 관리, 시공사가 사실상 시행자 역할을 겸하는 구조, 공공의 민자사업 관리 소홀 등이 맞물리면서 안전관리의 사각지대가 생겼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로 최근 10년간(2016~2025년) 재정철도와 비교하면 민자철도의 사망사고는 4.1배, 부상사고는 3배에 달한다.
이번 방안은 사업 패러다임을 효율성에서 안전으로 전환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삼았다. 사업기획 단계에서는 민간시행자 선정 시 기술평가 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이고, 기술평가 내 안전관리 배점을 1,000점 만점 기준 10점에서 50점으로 5배 올린다.
설계업체 자격 기준에는 책임기술인 경력 15년 이상 요건을 추가해 역량이 부족한 업체의 진입을 막는다. 설계 시점도 실시협약 체결 전에 진행하던 관행을 바꿔, 협약 이후 설계를 원칙으로 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도 반드시 설계감리를 받도록 했다.
건설 단계에서는 감리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뒀다. 지금까지는 민간시행자가 감리계약을 직접 체결하고 비용을 지급해 감리사가 사실상 시행자에 종속되는 구조였다. 앞으로는 국토부와 철도공단이 감리계약을 주도하고 적정 감리인력도 직접 배치하기로 했다.
하도급 관리도 강화해, 민간이 자체 기준으로 저가 하도급 업체를 선정해온 방식 대신 공공 사업에 적용되는 '건설공사 하도급 심사기준'을 민자철도에도 의무적으로 적용한다. 안전점검과 사고조사 역시 민간시행자가 자체 수행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공공이 직접 시행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착공 준비기간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고, 착공 후 1년간 보상·인허가를 공공이 집중 관리해 무리한 공기 단축을 예방할 계획이다.
운영 단계에서는 민간시행자가 스스로 수행해온 정밀진단과 성능평가에 국토부·철도공단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객관성을 높인다. 또 현행 「철도사업법」에 규정돼 있으나 사실상 유명무실했던 '민자철도 운영기준'을 제정하고, 이를 토대로 운영 실태를 평가·환류하는 체계를 갖춘다.
안전관리 기반 측면에서는 지방국토청과 철도공단의 업무 범위에 민자철도 사업 관리를 명시해 법적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고, 국토부-철도공단-민자사업자가 참여하는 정례 협의체도 구성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이번 방안이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상반기 중 관련 법령 및 지침 제·개정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 방안이 현장에 정착되면 100km당 건설사고 사망은 현행 1건에서 0.1건으로, 부상은 25.1건에서 4.2건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국토부는 내다봤다.
국토부 김태병 철도국장은 "건설 전 과정에서 안전을 강화하고 국민이 사고 걱정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철도 환경을 만드는 것은 기본이 튼튼한 사회를 지향하는 정부의 핵심 목표이자 양보할 수 없는 가치로, 민자철도라고 예외일 수 없다"면서 "그간의 사고를 뼈아프게 받아들이며, 앞으로 민자철도를 재정사업 수준으로 철저히 관리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래호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