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4일 0시부터 적용되는 4차 석유 최고가격을 3차에 이어 또다시 동결하면서 휘발유 리터당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이 2주 더 유지된다.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 1949원, 경유 1899원의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 정부는 23일 4차 석유 최고가격을 3차에 이어 동결하면서 휘발유 1934원·경유 1923원이 2주 더 유지된다. (사진=교통일보) 산업통상부는 23일 정부서울청사 화상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동결은 3차 때와 성격이 다르다. 3차 결정 당시에는 기준 가격인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MOPS)이 상승했음에도 화물차·농어업 등 민생경제 현장의 경유 수요를 고려해 동결을 택했다.
반면 이번 4차는 최근 2주간 MOPS가 휘발유 8%, 경유 14%, 등유 2% 하락했음에도 가격을 내리지 않은 것이다. 변동률만 반영했다면 휘발유는 약 100원, 경유는 약 200원 인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국제유가가 내려갔는데도 동결을 택한 배경에는 수요 관리 논리가 작용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최고가격제 도입으로 기름값을 낮추자 오히려 유류 소비가 줄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뒤 산업부는 인상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인상 대신 동결을 택했지만, 산업부는 "국제가격 하락분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실상 인상에 준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남경모 산업부 장관정책보좌관은 "소비 절감을 고려하기는 했지만, 그간 3번의 최고가격 결정 시에 국제 석유제품 가격 인상분을 덜 반영한 점과 서민경제 부담, 물가 및 석유소비 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2차 때부터 지금까지 국제가격 변동률을 그대로 반영했다면 현재 최고가격은 휘발유 2059원, 경유 2551원, 등유 2103원으로 현행 대비 각각 125원, 628원, 573원 높아야 하는 수준이다.
최고가격제의 가격 억제 효과는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부는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현재 주유소 판매가격은 휘발유 2200원, 경유 2700~2800원, 등유 2500원 안팎에서 형성됐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날 오피넷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L당 2005원 수준이다. 중동 전쟁 직전인 2월 27일(1692원)과 비교하면 18.5%가량 오른 수치지만, 제도 효과로 경유 기준 약 800원의 인하 효과가 발생한 셈이다.
정부는 택시·장애인 차량·소형 트럭 등에 주로 쓰이는 LPG 부탄의 유류세 인하폭을 5월 1일부터 6월 말까지 현행 10%에서 25%로 확대하기로 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이달 국제 LPG 가격이 전월 대비 37~48%가량 급등해 다음 달부터 국내 가격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조치로 부탄 소비자 가격은 L당 31원 낮아진다.
최고가격제 폐지 가능성에 대해 남 보좌관은 "중동 상황이 여전히 유동적인 만큼 현재로선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미국·이란 휴전 협상이 진전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풀리면서 국제유가가 안정됐다고 판단되면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