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중동 정세 불안으로 촉발된 고물가·고환율·고금리 3중 위기에 맞서 1조 4,570억원 규모의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을 긴급 편성했다.
14일 서울역 인근 한 주유소에 휘발유 2,295원, 경유 2,255원의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 서울시는 고유가 위기 대응을 위해 1조 4,570억원 규모의 추경을 긴급 편성했다. (사진=교통일보 오승안 기자) 서울시는 '2026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14일 편성하고 15일 서울시의회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기정예산 51조 4,857억원 대비 2.8% 규모로, 원안 통과 시 올해 서울시 예산은 52조 9,427억원으로 늘어난다. 재원은 2025 회계연도 결산에서 예상되는 순세계잉여금을 활용해 미래세대에 채무 부담을 늘리지 않는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했다.
이번 추경의 핵심 방점은 정부 추경의 빈틈을 서울시가 직접 메우는 것이다. 서울시는 교부세 불교부 단체임에도 국고보조율이 타 지자체(80%)보다 낮은 70%만 적용받아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원에서 구조적 불이익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시비 매칭액 1,529억원을 전액 편성해 기초생활수급자(55만원)·차상위계층 및 한부모가정(45만원)을 우선 지원하고, 이후 소득 하위 70% 시민에게 10만원을 지급하는 2단계 방식으로 운영한다.
교통비 부담 경감이 이번 추경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에만 4,695억원이 투입된다.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간 기후동행카드 30일권 이용자에게 3만원을 페이백해 월 3만원대 이용을 가능하게 하는 데 1,068억원이 쓰인다.
K-패스는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간 정률·정액형 상품을 약 50% 한시 할인한다(1,571억원). 수요 급증에 대비해 지하철(서울교통공사)과 시내버스 운영기관에 각 1,000억원씩 2,000억원의 재정 지원도 포함됐다.
소상공인 지원(811억원)에서는 경영자금 지원 규모를 2조 7,000억원에서 3조원으로 확대하고, 서울사랑상품권 발행 규모도 1,5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2배 늘린다.
택시·화물 운송사업자 유가보조금(360억원)도 추경에 담겼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피해를 본 수출기업에는 긴급 물류비 바우처(기업당 최대 3,000만원, 30억원)와 수출보험·보증료 지원(30억원) 등 88억원이 지원된다.
내연차량 친환경 전환(281억원)도 추진된다. 수소버스 추가 보급(117억원), 전기버스·전기화물차 확대(164억원) 등으로 에너지 소비 구조 전환에 속도를 높인다. 자치구에는 2025년도 결산 정산분 일부를 선제 지원하는 조정교부금 3,530억원도 편성됐다.
이동률 서울시 기획조정실장 직무대리는 "이번 추경은 당면한 위기를 타개하는 동시에 위기 이후를 내다보는 전환의 토대를 함께 놓는 것이 목표"라며 "현장에서 체감되지 않는 대책은 의미가 없다는 원칙 아래 의회 의결 즉시 예산을 신속히 집행해 시민의 삶을 지키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