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장기화로 유가가 치솟으면서 직격탄을 맞은 운송업계의 부담을 덜기 위해 정부가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와 경유 유류세 대폭 인하, 요소수 매점매석 금지를 동시에 시행한다.
차량들이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주유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중동전쟁에 따른 비상경제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확정된 방안이다.
운송업계에 가장 직접적인 혜택은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다. 심야 운행 영업용 화물차와 노선버스에 적용 중이던 50% 할인을 한 달간 전액 면제로 전환한다. 도로공사 관리 고속도로가 대상이다.
유류세 인하 폭도 대폭 확대된다. 27일부터 경유는 현행 10%에서 25%로, 휘발유는 7%에서 15%로 각각 인하율이 높아진다. 리터당 유류세 부담은 경유가 87원, 휘발유가 65원 줄어 일반 승용차를 포함한 모든 차량 이용자가 혜택을 받는다.
연료 소모량이 승용차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화물차·버스 등 대형 상용차일수록 실질 절감 효과는 더 크다. 4월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인하 조치는 5월 말까지 연장되며, 관련법 시행령 공포일은 다음 달 1일이지만 27일로 소급 적용한다.
구 부총리는 "경유는 산업·물류·서민 생계에 가장 필수적인 연료"라며 "상황이 악화하면 국제유가·전쟁 상황을 봐서 추가 인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요소수·요소 매점매석을 금지하는 고시도 27일부터 시행된다. '촉매제(요소수) 및 그 원료인 요소 매점매석행위 금지 등에 관한 고시'에 따라 수입·제조·판매업자가 2025년 월평균 판매량의 150%를 넘는 물량을 7일 이상 보관하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판매를 기피하면 시정명령과 함께 3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관련 물품은 몰수·추징 대상이다. 재경부는 기후에너지환경부·산업통상부와 합동 점검반을 꾸려 신고센터도 운영한다.
요소수는 2015년 이후 출시된 디젤 차량 대부분에 장착된 배기가스 저감장치(SCR)에 반드시 필요한 소모품이다. 요소수가 바닥나면 차량 시동 자체가 걸리지 않아 화물차·버스 등 대형 디젤 상용차 운행이 멈추면 물류 대란으로 직결된다.
2021년 중국발 요소 수출 제한 당시 전국적인 품귀 사태를 빚었던 전례가 있는 만큼, 정부는 중동 전쟁으로 요소 국제가격이 오르자 선제적으로 규제에 나선 것이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