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취재본부 서철석 기자]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진천역 지하에서 냉각탑 교체 작업 중 불이 나 열차 운행이 일시 중단되고 승객과 작업자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진천역 지하에서 냉각탑 교체 작업 중 불이 나 열차 운행이 일시 중단되고 승객과 작업자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사진=교통일보 독자 제공)
23일 낮 12시 5분쯤, 달서구 도시철도 1호선 진천역 지하 1층 대합실 환기실에서 냉각탑 절단 작업을 진행하던 중 발생한 불꽃이 기계를 감싸고 있던 내장재로 옮겨붙으면서 화재로 번졌다. 대구교통공사 관계자는 "지하철 역사 내 에어컨 시스템 냉각탑이 30년이 넘은 노후 장비라 교체 작업을 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화재 신고를 접수한 대구소방본부는 소방인력 120명과 장비 32대를 신속히 현장에 투입했고, 이날 낮 12시 40분쯤 주불을 제압한 데 이어 오후 1시 22분쯤 완전히 진화했다. 불이 시작된 지 약 1시간 만이었다. 현장에 있던 작업자 5명과 역사 내 승객 대부분은 직원 안내를 따라 스스로 지상으로 대피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당국은 화재 발생 직후 진천역을 양방향으로 운행하는 모든 열차를 해당 역에 정차시키지 않고 통과시켰으며, 인근 역사에도 즉시 상황을 전파하고 진천역 외부 출입구를 전면 통제했다. 대구소방본부 측은 "발화 직후 역내 상황실과 긴밀히 협조해 공조 설비를 가동, 연기를 외부로 내보내는 한편 안내방송과 현장 유도를 병행해 이용객들의 안전 대피를 유도했다"고 밝혔다.
불길은 잡혔지만 지하 1층 대합실 내부에는 연기가 가득 차 완전한 배출에는 추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배연 작업이 이어지는 사이, 진천역 입구에서 약 100미터 떨어진 거리까지도 매캐한 연기가 퍼져 나왔다. 당국은 지하에 잔류한 연기를 완전히 제거하고 정상 운행을 재개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인명 피해가 없었다는 점은 다행이었지만, 23년 전 대구 지하철 참사를 기억하는 시민들에게 이날 역사 밖으로 쏟아진 검은 연기는 공포를 되살리기에 충분했다.
진천역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박모(64) 씨는 "역사에서 시커먼 연기가 피어올랐고, 점점 더 심해지더니 냄새도 매우 독했다. 예전에 겪었던 지하철 참사가 떠올라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혹시 누군가 또 기름을 부어 화재가 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라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서철석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