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를 달리던 화물차에서 바퀴가 빠져 반대 차로의 시외버스를 강타해 버스기사가 숨진 사고에서, 탑승 승객의 즉각적인 대처가 대형 참사를 막았다.
바퀴 직격에 운전석 유리가 뚫린 사고 버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18일 오후 3시 54분쯤 경기 평택시 서해안고속도로 포승분기점 인근에서 A씨(70대)가 몰던 4.5t 화물차의 바퀴가 이탈했다.
튕겨 나간 바퀴는 맞은편 무안 방향 시외버스(고양~군산)의 운전석 쪽 앞 유리를 뚫고 들어갔다. 직격탄을 맞은 버스기사 B씨(50대)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승객 7명 중 3명은 깨진 유리 파편 등으로 찰과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충격 직후 의식을 잃은 기사 대신 운전석으로 뛰어간 것은 승객 문도균(42) 씨였다. 문씨는 한 손으로 반쯤 부서진 핸들을 잡고 다른 손으로 브레이크를 밟았다. 다른 승객의 도움을 받아 차로를 바꿔가며 이동하다 가드레일에 차체를 붙여 속도를 줄인 뒤 갓길에 시동을 껐다.
문씨는 이후 창문을 깨 승객들을 탈출시키고 버스기사에게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으나 이미 맥박이 잡히지 않는 상태였다.
당초 경찰과 소방 당국은 버스기사가 스스로 차를 세운 것으로 파악했으나, 블랙박스와 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실제로는 문씨가 버스를 멈춰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문씨는 "안전관리를 업으로 삼고 있어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화물차 기사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차로를 바꾸다 바퀴가 빠진 것은 알았지만 사고가 난 줄은 몰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상) 혐의로 형사 입건하고, 바퀴 이탈 원인 규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다.
화물차 바퀴 이탈 사고는 반복되고 있다. 2024년 2월 경부고속도로에서 25t 화물 트레일러의 바퀴가 빠져 관광버스를 덮쳐 2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쳤으며, 2018년 7월에도 같은 서해안고속도로에서 유사한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