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취재본부 서철석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대구경북지역 시내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이 리터당 2천원대에 진입하고, 화물차 운전자와 어업인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고유가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고유가 여파로 경유 가격이 운송원가를 밑돌면서 대구경북지역 화물차 운전자들이 적자 운행을 포기하고 운송을 중단하고 있다.
전국 주유소 평균 경유 가격은 9일 기준 리터당 1,920원으로 휘발유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에서는 이미 휘발유가 2천원대에 진입한 가운데, 경유값 역시 운송원가를 밑돌며 화물차 운전자들이 적자 운행을 감수하거나 아예 운송을 포기하는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지역 화물차 운송 가동률은 40% 미만에 그치는 실정이다.
경북 포항에서 대형화물차를 운전하는 이모 씨의 경우 포항과 수도권을 한 달에 10~12회 오가며 화물을 운송하는데, 경유값이 리터당 1,500원대에서 1,900~2,000원대로 오르면서 한 번 왕복할 때 드는 기름값이 55만 원에서 70만 원 수준으로 늘어났다.
이 씨는 "지금처럼 기름값이 오르면 한 달에 150만 원 이상 더 들어가게 되는데, 운행을 하고 남는 게 없이 오히려 손해만 볼 판"이라고 털어놨다. 영세 화물차 운전자들은 정부 유가 보조금의 상향 조정이 시급하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어업 현장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어업용 면세유는 매달 말 기준으로 다음 달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여서 아직은 최근의 유가 급등분이 반영되지 않았지만, 오름세가 이어지면 4월부터 직격탄을 맞을 것이 예상된다.
한 어업인은 "아직은 2월 말 기준 유가라 이득을 보지만, 다음 달부터 오르는 유가가 반영되면 어민들 모두 어려워질 것"이라며 "손해 보면서 조업을 할 순 없으니 출항을 포기하는 배도 많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포항과 울릉을 잇는 여객선사 대저페리 역시 2월에 구매한 유류를 사용 중이라 당장의 부담은 크지 않지만, 4월부터 기름값 부담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유류 할증료를 3월 2,300원에서 4월 4,700원으로 두 배 이상 인상하기로 했다.
대저페리 관계자는 "유류 할증료를 올려도 기름값 상승폭이 워낙 커서 비용을 모두 상쇄하진 못한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흐름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국제유가가 이달 말 배럴당 150달러까지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이란 강경파 후계자 선출로 전쟁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유가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운송물동량 감소와 출항 포기가 잇따를 경우 지역 화물운송시장 질서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는 유가 최고가격제 도입 여부를 검토하는 한편, 유류세 인하 확대나 비축유 방출 등 다양한 방안을 함께 고려한 뒤 국내 유가 시장 흐름을 좀 더 지켜보고 나서 최고가격제 발동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정부는 국제유가 상승에 편승해 민생물가 안정에 역행하는 행위에 대해 엄정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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