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이하 서울버스조합) 관계자가 시내버스 자율주행 기술 도입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 사무실 입구. (사진=교통일보)서울버스조합 한 관계자는 12일 본지와 만나 “자율주행 버스는 시대의 흐름이며 머잖아 도입될 것”이라며 기술 적용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내비쳤다. 그는 해당 발언에 대해 “조합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중국과 미국 등에서 자율주행 차량이 실제로 운행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한국의 도입 속도가 상대적으로 늦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기술 관계자들과 관련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는 점도 함께 전했다.
관계자는 기술 적용 난이도와 관련해 시내버스가 택시보다 구조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했다. 택시는 승객마다 출발지와 목적지가 달라 주행 환경이 수시로 바뀌지만, 시내버스는 대부분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하며 정해진 노선을 운행한다는 이유에서다. 동작 A01 자율주행 마을버스와 심야 자율주행버스 A21이 운행 중이라는 점을 들며, 낮 시간대 시내버스 적용도 기술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도 밝혔다.
다만 현행 법·제도상 자율주행 버스라 하더라도 탑승 인력이 필요하다는 점은 과제로 언급됐다. 관계자는 기사 탑승 의무가 유지되는 구조에서는 수동 운전과 자율주행 사이의 인건비 차이가 크게 발생하지 않는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를 과도기적 단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제도 정비 문제는 사측과 서울시, 노조가 함께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용자 수용 문제도 함께 거론했다. 자율주행 버스 도입 과정에서 충분한 홍보와 안내가 병행될 경우, 제도 전환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를 높일 수 있다는 취지다. 기술 도입만으로 운영 전환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며, 시민 안내와 제도 정비가 함께 진행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서울버스조합이 기술 적용 가능성을 강조한 가운데, 서울시와 노동조합은 자율주행 버스 도입 시점과 방식에 대해 서로 다른 문제의식을 내놓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자율주행 버스는 멀지 않은 장래에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며, 기술 전환 과정에서 새로운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11일 성명을 내고 자율주행 기술의 가능성과 이를 서울 도심 대중교통에 전면 적용하는 문제는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성명에서 시내버스가 혼잡한 도로에서 다수의 승객을 동시에 수송하는 수단이라는 점을 들어, 제한된 구간 시험 운행과는 조건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갑작스러운 끼어들기, 무단 횡단, 신호 위반 등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현실 도로 환경도 언급했다.
급정거 시 차내 승객 안전 확보 문제, 좌석 착석과 안전벨트 착용을 전제로 한 운행 체계가 현재 수송 구조와 맞지 않는 점, 중앙버스전용차로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우회가 어려워 혼잡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제시했다.
서울버스조합은 기술 적용 가능성을, 서울시는 정책 전환의 방향성을, 노조는 현장 안전과 운영 조건을 각각 강조하고 있다. 자율주행 버스 도입 논의는 기술 성숙도뿐 아니라 제도, 인력 구조, 이용자 수용 문제까지 함께 다뤄야 할 과제로 정리된다. 도입 시점과 방식, 운영 조건을 둘러싼 쟁점은 향후 논의 과정에서 정리될 사안으로 남았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