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단독] 드디어 따뜻한 버스 타나… ‘춥고 늦는 전기버스’ 겨울 충전난에 버스노조·서울시 나섰다
  • 오승안 기자
  • 등록 2026-02-09 17:38:10

기사수정
  • 겨울마다 충전 대기, 전기버스 운행 구조가 막혔다
  • “줄 서다 배차 꼬여”… 기사·승객 불편 현실화
  • 서울시·버스노조, 충전기 증설 절차 논의 착수

서울 시내 전기버스 동절기 충전 지연으로 배차와 난방에 차질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시와 서울시버스노조가 비공개 협의을 통해 충전기 증설을 ‘사업계획서 제출→서울시 심사·승인’ 절차로 추진하기로 했다. 설치 위치와 대수는 현장 협의를 거쳐 계획서로 정리된 뒤 심사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서울 송파 공영차고지에서 전기버스들이 충전을 하고 있다. 동절기에는 충전 시간이 길어지면서 배차 지연과 난방 제약 문제가 현장에서 반복되고 있다. (사진=교통일보 오승안 기자)9일 교통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와 서울시버스노조는 겨울철 버스차고지 전기버스 충전소 문제를 두고 지난 6일 서울시청에서 비공개로 만나 협의했다. 동절기 충전 지연으로 빚어지는 배차 차질과 난방 제약을 현행 인프라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핵심 쟁점이었다. 


서울 시내 전기버스는 늘었지만 동절기 충전 인프라는 운행 구조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송파버스차고지에서는 겨울철 충전 지연으로 배차가 맞물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문제 제기는 지난해 겨울부터 이어졌다. 송파버스차고지에는 전기버스 84대가 운행 중이고, 충전기는 12기다. 서울시 버스 차고지 운영 기준에 따르면 전기버스는 통상 7대당 충전기 1기를 기준으로 배치돼 있다. 이 비율은 하절기 운행을 전제로 한 운영 기준에 가깝다는 게 현장 설명이다. 


실제로 여름철에는 완충 기준 30~40분이면 운행이 가능하지만, 동절기에는 충전 시간이 1시간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동일한 배치 기준으로는 대기열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충전기 절대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계절 변수까지 겹치며 병목이 발생하는 구조다.


현장에서는 이런 구조가 곧바로 운행 제약으로 이어진다. 전기버스를 운행하는 기사들은 겨울철에는 충전이 바로 이뤄지지 않아 줄을 서는 경우가 잦고, 배차 시각을 맞추기 위해 덜 충전된 상태로 출발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충전 대기 시간이 길어질수록 배차는 지연되고, 충전기 사용 순서를 둘러싼 기사들 간 마찰이 실제로 발생하고 있다는 전언도 나온다.


겨울철 전기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편도 이어지고 있다. 전기버스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배터리 전력을 히터와 난방에 함께 사용하는 구조다. 충전이 충분하지 않으면 난방을 켜는 것만으로도 주행 가능 거리가 줄어들기 때문에, 기사들은 동절기에도 히터 가동을 최소화한 채 운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승객들이 “버스 안이 춥다”고 항의하는 일이 반복되지만, 기사들은 충전 여건을 이유로 사과 외에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서울 송파 공영차고지에 전기버스들이 줄지어 서 있다. (사진=교통일보 오승안 기자)전기버스를 운행하는 한 버스기사는 “겨울에는 차를 세워두면 바로 충전하기가 어렵고, 앞차 충전 대기 줄이 길어 한 번 더 노선을 돌고 와야 차례가 오는 경우도 있다”며 “줄을 서다 보면 배차 시간이 꼬이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덜 충전된 채로 나가면 히터를 제대로 틀기 어렵다”며 “손님들이 ‘버스 안이 춥다’고 말씀하시면 죄송하다는 말밖에 드릴 수 없다”고 했다. “충전기가 부족하다 보니 최근에는 서로 먼저 꽂으려다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런 현장의 혼선이 반복되는 가운데, 노조 측은 해당 협의에서 관리업체가 사측 및 관련 업체와 협의해 설치 위치와 대수, 공사 범위를 담은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서울시가 이를 심사·승인하는 구조로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버스노조 관계자는 “이번 회의에서 서울시 측과 동절기에는 현행 기준으로 충전 대기와 배차 지연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을 공유했다”며 “설치 위치와 대수, 공사 범위를 정리해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현장 여건이 반영된 조정이 이뤄지도록 협의해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차고지 밀집도, 충전기·차량 사용량, 시설 여건 등을 검토한 뒤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버스차고지 관계자는 “차고지별로 충전기 이용 밀집도와 차량 운행 패턴이 달라 일괄적인 기준을 적용하기는 어렵다”며 “사업계획서가 제출되면 차고지 여건과 이용량, 시설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증설 필요성을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충전기 증설 규모와 일정이 논의·검토 단계에 있다. 실제 설치 물량과 기준 조정 여부는 관리업체·사측·노조 간 협의를 거쳐 제출될 계획서에 대해 서울시가 심사한 뒤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관련기사
TAG

프로필이미지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교통일보 유튜브2
가장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이슈] 인구 70만 바라보는 김포, 골드라인은 한숨 돌렸지만… 5호선 연장 숙제 남아 배차를 줄여 버텨온 김포골드라인은 그 방식마저 한계에 다가섰다. 대안인 5호선 연장은 낮은 경제성과 먼 개통 시점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두 칸짜리 열차가 장기역 승강장에 들어선 건 28일 오전 7시20분이었다. 사우역을 지나자 객실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종점 한 정거장 전인 고촌역에서는 문이 열려도 오르지 못한 승객이 있었다. 그...
  2. [현장]한강버스 요금 2배 된다…관광이냐 교통이냐, 주말 요금 두고 공방 서울시가 내년 4월부터 한강버스 주말·공휴일 요금을 3천 원에서 6천 원으로 올린다. 평일 기본요금 3천 원은 그대로 둔다.시는 29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후생동 4층에서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을 위한 시민 공청회'를 열고 차등요금제 세부안을 공개했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의원과 전문가, 운영사 관계자, ...
  3. 주말엔 더 내고 평일은 3천 원 그대로…한강버스 '차등요금' 꺼냈다 주말마다 한강버스에 여가 이용객이 몰려 대기 불편이 커지자, 서울시가 기본요금 3천 원은 그대로 두고 주말·예약 요금을 따로 매기는 차등요금제를 추진한다.서울시는 29일 오전 10시 서소문청사 후생동 4층에서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을 위한 공청회'를 연다고 밝혔다. 공청회에서는 차등요금제의 도입 목적과 필요성, 주말&mi...
  4. [이슈] 서울역~킨텍스 17분…GTX-A 달리는데, 다른 노선 2031년에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개통 2년 반 만에 누적 이용객 4047만 명을 넘어서며 경기도민의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 있다. 하지만 B·C노선은 착공식 이후에도 실제 공사가 늦어지면서 2031년에야 개통할 예정이다.  지난달 28일 서울역 지하 GTX-A 승강장에서 열차에 올랐다. 연신내역과 대곡역을 지난 열차는 경기 고양 킨텍스역에 멈춰 .
  5. 로보택시 회사들 데이터 공유한다…외산 라이다 대신 국산 부품 우선 검토 미래차 부품기업들이 기술을 확보하고도 양산 경험과 수요처가 없어 상용화 문턱을 넘지 못하자, 정부가 완성차·부품·반도체·로보택시 기업을 짝지은 협력 협약 5건을 맺었다.산업통상부(산업부)는 30일 서울 현대모비스 본사에서 '미래차 생태계 구축 협력' 업무협약식과 기업 간담회를 열었다. 'M.AX 얼라이언스' ...
  6. [이슈]한강버스 적자는 서울시민 세금으로, 주말 요금은 서울시민도 2배 서울시 요금안대로라면 내년 4월부터 주말에 한강버스를 타는 서울시민은 6천 원을 낸다. 외국인 관광객, 다른 지역 주민과 같은 요금이다. 한강버스 운항 적자는 서울시 재정으로 메운다.서울시는 지난달 29일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안)을 위한 시민 공청회'에서 주말·공휴일 요금을 두 배로 올리는 차등요금제를 공개했다. 이 ...
  7. 美는 수입 금지하는데…韓, 中 로보택시 안보 규제 '미도입' 중국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단 차량 10대가 이미 서울 강남을 달리고 있지만, 국내 운행 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중국산 로보택시가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엄태영 국민의힘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은 국토교통부(국토부)에서 받은 '중국산 로보택시 국내 도입 및 규제 현황' 자료를 28일 ...
  8. 서울시 "2030년까지 자율주행 시내버스 500대 도입 추진" 기존 버스에 센서를 덧붙이는 소규모 실증으로는 대량 도입에 한계가 있자, 서울시가 현대차·버스업계와 손잡고 자율주행 전용 시내버스 500대 도입을 추진한다.서울시는 1일 시청에서 현대자동차,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버스조합)과 '레벨4 자율주행 시내버스 상용화 및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
  9. 현대캐피탈 대출금 상환 유예…렌터카 업계 경영난 완화 기대 부산지역 중소 렌터카업체들이 캐피탈 사를 이용해 렌터카 차량을 할부로 구매할 시 매월 정기적으로 내는 대출금 상환을 일정 기간 유예하고 유예 기간 발생하는 경과이자도 감면받을 수 있게 된다.대출금 상환 유예와 경과이자를 감면받으면 고물가·고금리·고유가 여파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으로 렌터카 가동률이 바닥 수준...
  10. 오세훈 "버스도 필수공익사업장 지정해야"…교통공사 정원 감축은 '시민 요구' 오세훈 서울시장이 7일 시내버스도 지하철처럼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서울시 입장을 재확인했다.오 시장은 이 날 오전 10시 서울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민선 9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교통 현안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와의 정원 협상이 쟁의 절차로 이어지는 상황과 시내버스 통상임금 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