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개인택시조합 복지이직금 관련 민사 소송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소송 대응 비용 집행의 기준과 적절성을 둘러싼 조합원들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잠실 교통회관에 위치한 서울특별시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사무실. [사진=교통일보]
30년간 서울개인택시조합에 몸담아온 조합원 정모(70)씨는 1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차순선 전 이사장 재임 시기 변호사비로만 4년간 약 20억 원이 지출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며칠 전 박광용 현 이사장과 저녁 자리에서 전임 집행부 시절 변호사비 지출 규모와 복지 충전소 다수의 적자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정씨는 구체적인 내용도 추가했다. "복지이직금 소송과 관련해 일부 법무법인에는 성공사례비로 2,000만 원, 다른 곳에는 3,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는 말도 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소송 당사자들에게 실제로 지급돼야 할 복지이직금 총액이 20억 원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급 대상 금액과 맞먹거나 넘는 수준의 소송 대응 비용이 집행됐다면 그 적절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충전소 매입 과정에 복지회비가 투입됐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사실이라면 확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복지이직금은 개인택시 조합원이 은퇴하거나 탈퇴할 때 지급되는 상호부조 성격의 금원으로, 후배 조합원의 분담금으로 선배 조합원에게 지급되는 구조다.
정씨는 "복지이직금 소송은 단순한 개인 간 분쟁이 아니라 조합 운영 전반과 직결된 문제"라며 "소송 과정에서 과도한 비용이 집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조합원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씨가 언급한 '4년간 약 20억 원의 소송비 지출', '성공사례비 지급 약정', '복지회비 사용 여부'와 관련해 이를 뒷받침할 회계 자료나 계약서, 이체 내역 등 공식 문서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본지가 조합 측에 변호사비 집행 구조를 확인한 결과, 서울개인택시조합 관계자는 "조합은 매년 예산을 편성할 때 변호사비 항목을 포함하고 이사회에서 예산 의결을 받는다"며 "소송이 들어오면 그 예산 범위 내에서 집행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변호사비는 별도의 상한선 개념보다는 예산 편성 단계에서 금액을 정해두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수년간 실제 집행 규모에 대해서는 "확인이 필요하다"며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 않았다.
조합원들이 공개를 요구하는 자료는 변호사비 예산의 편성·집행 내역, 이사회 의결 여부, 소송별 계약·지급 근거 문서 등이다. 정씨는 "예산으로 집행했다면 기준과 절차가 문서로 남아 있어야 한다"며 "조합원이 납득할 수 있도록 공개 범위를 정해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개인택시조합 복지이직금 미지급금은 2020년 약 600억 원에서 2025년 8월 기준 9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미지급금이 구조적으로 늘어나면 결국 남아 있는 조합원이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상호부조 성격을 띠는 복지이직금의 재원 관리와 지급 기준을 둘러싼 신뢰 문제가 함께 불거지는 이유다.
한편 차순선 전 서울개인택시조합 이사장은 매관매직 혐의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수사를 받아오다 검찰에 기소돼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당초 6개월 구속 기한이 만료될 예정이었으나 수사 과정에서 추가 혐의가 확인되면서 검찰이 추가 기소를 진행해 구속 상태가 연장됐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