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취재본부 서철석기자] KTX 포항역 막차 이용객들이 연계 교통수단 부재로 택시 대기 시간이 1시간 가까이 걸리는 등 심각한 불편을 겪고 있다.
경북 포항역 (연합뉴스)
자정을 넘긴 심야 시간, KTX 막차에서 내린 승객 100여 명이 택시 승차를 위해 길게 줄을 섰지만 대기 중인 택시는 40대 정도에 불과했다. 당시 기온은 영하 5도였고 매서운 바람까지 불어 승객들은 추위에 떨며 택시를 기다려야 했다.
카카오택시 등 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젊은 층은 콜택시를 불렀지만, 이마저 어려운 노인들은 무작정 줄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먼저 손님을 태우고 떠난 택시가 다시 역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꼼짝없이 추위에 시달렸다.
칼바람에 1시간 가까이 기다린 끝에 겨우 택시에 오른 주민 A씨는 "심야 KTX를 이용하다 곤란을 겪은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이게 바로 포항 대중교통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짐이 없었다면 걸어서라도 집에 가려 했을 텐데, 짐이 많아 엄두를 낼 수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상황은 매일 심야 시간대 KTX가 도착할 때마다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포항역 마지막 열차 이용객들이 연계되는 교통수단이 없는 가운데 유일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택시밖에 없어, 열차가 도착하는 시간에는 택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포항역은 지역의 관문으로 외지 방문객에게 첫인상을 주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보니 예전부터 심야 대중교통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 하지만 아직 이렇다 할 대책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포항역 인근 북구 흥해읍 주민들도 "포항시에 KTX 같은 광역교통과 시내버스 같은 생활교통을 연계할 대책이 필요하다고 수없이 요구했지만, 개선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시의회라도 나서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A시민단체 대표는 "포항시에서 매년 포항버스에 364억 원 넘게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이 재원만 잘 활용해도 순환버스 노선이나 심야버스 운행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내부의 판단"이라며 개선을 촉구했다. 또 "예산 문제로 당장 어렵더라도, 연 10억 원 정도를 추가로 들여서라도 포항역의 교통 불편만큼은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포항시와 경북도의 안일한 행정이 만든 '예상된 불편'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포항역 위치를 선정할 때부터 잘못된 결정이었다는 지적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심야 시간대 이용객들이 겪는 이동 불편을 잘 알고 있다"며 "상황을 세밀하게 점검한 뒤 해결 방안을 좀 더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서철석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