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취재본부 서철석기자] 대구지역에서 '보차도 시설 허가 지침'에서 벗어난 시설이 다수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구의 한 신축 병원 주차장에 설치된 보차도 경계석 진출입로 너비는 10m가 넘는 것으로 측정됐다.
10일 서구청에 따르면 '보차도 시설 허가 지침'에 따라 보차도 시설은 1개 업소당 2개소 이내로 설치해야 한다. 1개 업소에 보차도 시설 1개소를 설치하는 경우 보차도 경계석 경사 부분을 포함해 폭을 최대 8m 이내, 2개소를 설치하려면 최대 6m 이내로 조성해야 한다.
또 시설을 밀집해 설치하거나 건축물 부설주차장·주유소 등에 보차도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면, 구청장은 사전에 해당 장소를 조사해 위치를 적절하게 지정해야 한다. 보차도 경계석은 차도와 보도를 구분하고 교통 흐름을 유도하며, 교통사고 시 자동차의 이탈을 방지해 보행자를 보호하는 시설을 말한다.
하지만 서구 내당동 한 신축 병원 주차장에 설치된 보차도 경계석 진출입로 너비는 10m가 넘는 것으로 측정됐다. 차량 출입시설 표준도와 달리 경계석은 곡선형으로 설치돼 있다. 해당 건물은 구청의 허가를 받은 상태로 이달 중으로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주한 서구의원은 "현재 서구 내 주유소, 카페 인근 도로에서 지침상 맞지 않는 보차도 시설이 많이 발견됐다"며 "내당동 병원도 보차도 경계석 경사를 1m로 볼 때 8m가 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구청은 건축 허가 이전 설계 도면이랑 현장을 비교·확인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청 관계자는 "지침에는 최대 8m라고 돼 있지만, 탄력적 허가 운영을 하다보니 이러한 경우가 종종 생긴다"며 "경계석을 곡선용으로 한 것은 해당 도로 교통상황에 따라 차량 회전 반경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993년 개정 이후 30년이 넘은 낡은 지침이 현 도로 여건을 반영하지 못하는 데다 기초자치단체마다 자체적으로 대응하고 있어 지침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침에서 벗어난 탄력적 보차도 시설 허가는 다른 지역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북구청은 현행 지침이 도로 상황과 차이가 커 불가피할 경우 법적 범위 내에서 탄력적 허가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북구청 관계자는 "이미 허가된 시설은 재설치하기 어려워 노원동을 비롯한 공단지역에서 8m가 넘는 폭의 보차도 시설이 있다"면서도 "다만, 검단동 금호워터폴리스 같은 최근 시설들의 경우 최대한 지침에 맞도록 허가내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시는 허가 지침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행정 업무 혼선 예방을 위한 명확한 지침 마련의 필요성을 인식해서다. 시는 지난 8월 규제혁신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보차도 시설 허가 지침 변경' 사례를 채택하고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시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 타지자체의 허가 방식 검토는 어느 정도 완료됐다"며 "지침이 개정되면 현재 최대 8m로 규정된 폭 너비도 더 넓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별 현장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구·군과 협의 과정을 거쳐 현장 애로사항을 반영할 예정"이라며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으로 지침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철석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