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시설·전기 조합원 500명이 국토교통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상례작업 폐지와 안전인력 확충을 요구했다. 노조는 정부가 추진 중인 안전실명제가 책임 전가라며 반발했다.
국토교통부 청사 앞, 영하권 날씨 속에서도 시설·전기 조합원들이 상례작업 폐지와 안전인력 확충을 요구하며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시설·전기 조합원 약 500명이 5일 오후 세종시 국토교통부 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상례작업 폐지와 안전인력 충원을 촉구했다.
상례작업은 철도에서 열차가 운행 중인 상태에서 선로(궤도)·전기·신호·통신 설비를 점검·보수하는 작업이다.
철도를 완전히 멈추지 않고 유지보수를 할 수 있어 효율성과 비용 면에서 유리하지만, 열차가 이동하는 상황에서 작업하기 때문에 가장 위험한 철도업무 중 하나로 분류된다.
노조는 “청도 사고 이후 노사 모두 상례작업 축소 필요성에 공감했는데 국토부만 다른 방향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철 철도노조 위원장은 집회에서 “상례작업 폐지와 차단시간 확대,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는 데 사측도 동의했는데 국토부가 갑자기 안전실명제를 들고 나왔다”며 “이는 사고를 예방하려는 것이 아니라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려는 방식”이라고 발언했다.
현장 조합원들은 “단선구간 감시원 최소 인원이 2명인데 1명으로 배치되는 경우가 있다”며 위험성을 제기했다.
반면 국토교통부는 안전실명제의 취지가 책임 전가가 아니라 선로작업 과정에서 작업책임자를 명확히 해 위험 요인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국토부는 2024년 안전실명제 브리핑에서 “열차 운행 중 선로작업을 전면 폐지하려면 인력·예산·열차 공급능력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며 “상례작업 폐지는 단계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쟁점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노조는 국토부가 상례작업 폐지와 인력 충원 논의 없이 안전실명제를 우선 추진하고 있다며 11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철도노조는 8~10일까지 국토부 앞에서 피켓 시위를 이어가며 정부가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경우 총파업 절차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상례작업 논란은 단순한 제도 갈등이 아니라, '열차 운행 유지'와 '작업자 안전 확보' 사이의 우선순위 충돌이 본질이다.
안전실명제는 책임 명확화에 초점을 둔 제도지만, 현장 위험도가 높은 선로작업에서는 인력 배치와 차단시간 조정이 동반되지 않을 경우 효과 판단이 어렵다. 향후 쟁점은 상례작업 축소 속도, 인력 충원 기준, 열차 운행 차질 최소화 방안이 어떤 조정 구조로 이어지는지에 달려 있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