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오랜 기간 제기해 온 호남선 KTX 증편 요구가 정부 예산에 반영되며 실현 가능성이 높아졌다. 2026년부터 KTX-청룡 중련 운행이 가능해지면 한 편성 기준 1천석 이상을 공급해 좌석 부족 문제 해소가 기대된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KTX 호남선 차별 없는 공정 운행’을 요구하며 증편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광주시청) 광주광역시는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정부 예산안에 ‘고속철도 호남선 KTX-청룡열차 증편을 위한 변전소 개량 사업비’ 100억 원이 반영됐다고 4일 밝혔다.
광주시는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를 상대로 증편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으며, 국회 예산심사에서 국토교통위원회 정준호 의원이 변전소 개량의 시급성을 강조한 것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KTX-청룡은 기존 KTX-1 대비 약 1.4배의 전력을 소모해, 중련(두 편성 연결) 운행을 위해서는 변전 설비 용량 확충이 필수다.
실제로 한국철도공사는 2023년 8월 KTX-청룡 중련 시운전 중 정읍 노령변전소 과부하로 전력 공급이 차단되는 사례를 겪으면서 기술적 병목 문제가 공식화됐다. 호남선 증편 논의가 좌석 공급이 아닌 전력 인프라 문제로 이어진 배경이다.
광주시는 노령변전소 부분 개량이 완료되는 2026년 5월부터 KTX-청룡 중련 운행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좌석 공급 규모는 1편성 515석에서 2편성 중련 시 1,030석으로 확대돼, 기존 KTX-산천 중련 대비 약 300석 증가한다. 광주~수도권 출퇴근 인구 증가와 명절·휴가철 예약난에 시달려 온 시민들의 불편 해소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국가철도공단은 노령변전소 외에도 부용·논산·익산 등 총 4개 변전소의 용량 증설 사업을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평택~오송 복복선화 사업이 완료되기 전이라도 변전소 용량이 충분하면 호남고속선 내 증편이 가능하도록 기술·운용 계획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KTX 공급 확대의 실질적 병목이 차량 보유량이 아닌 인프라 용량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광주시는 이번 예산 반영 과정에서 지역 정치권·시민사회와 공동 대응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국토부 장관 면담과 별도 건의 절차를 진행했고, 9월에는 광주송정역에서 시민·정치권이 참여한 ‘KTX 호남선 증편 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해 여론을 모아왔다.
광주시는 “단기적으로 중련 운행 기반 확보, 장기적으로 호남고속선의 안정적 증편 여건 마련”이라는 두 갈래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KTX 공급 확대가 차량 확충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번 예산 반영으로 다시 확인됐다.
열차 운영의 핵심 병목이 변전소 용량 등 전력 인프라였음을 고려하면, 전력·신호·선로 용량을 종합적으로 확충하는 방향이 향후 증편 정책의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2026년 중련 운행이 시작되더라도 타 노선 수요 확대에 따른 선로 배분, 배차 간격 조정 등 남은 변수들이 존재해 지자체·국토부·철도공단 간 전략 조율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