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취재본부 서철석기자] 울릉도 공항 건설을 앞두고 활주로 길이를 둘러싼 정부와 지역 주민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울릉도공항 조감도. 울릉군 제공
국토교통부는 지난 7일 울릉공항 현장에서 기자단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활주로를 기존 1,200m에서 1,500m로 늘리기에는 경제성과 공사 여건, 안전성 확보 모두 현실적 제약이 크다"며 사실상 활주로 연장 불가 방침을 공식화했다.
이에 대해 울릉군과 지역 사회단체로 구성된 '안전한 울릉공항 건설 민관협의회'는 지난 6일 성명을 내고 강력히 반발했다.
협의회는 "울릉공항은 국내 최악의 항공기상 조건을 가진 지역에 들어서는데, 현 설계 기준으로는 항공기 이륙과 착륙 모두에 안전성이 충분히 담보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활주로를 최소 1,500m로 연장하고, 활주로 양단의 안전구역을 각각 45m 이상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설계된 1,200m 활주로로는 울릉도의 열악한 기상 여건에서 안전한 운항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협의회는 "공항 개항 시기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의 생명과 안전"이라며 "가두봉 절개로 인해 바람 차폐 효과가 사라진 만큼 강풍과 난기류 위험이 높아졌고, 취항 예정인 80인승 ATR-72 항공기의 최적 이륙거리(1,315m)가 현재 활주로 길이(1,200m)를 초과한다는 점을 정부는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울릉공항에 취항할 예정인 ATR-72 항공기는 최적 이륙거리가 1,315m로, 현재 계획된 활주로 길이보다 115m 길다.
협의회는 이런 상황에서 강풍과 난기류가 빈번한 울릉도의 기상 조건까지 고려하면 안전성 확보가 어렵다고 보고 있다.
지난 4월 결성된 이 협의회는 1만인 서명운동, 국회·정부기관 방문 등 활동을 이어왔으며, 향후 전국 섬 주민단체와의 연대 투쟁도 예고했다.
특히 국토부의 현장설명회에 협의회 관계자의 참석이 배제된 점을 두고 "정작 이해당사자인 주민 의견을 배제한 일방적 절차"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울릉공항은 섬 주민들의 숙원사업으로 추진돼 왔으나, 활주로 길이 문제로 개항 전부터 안전성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정부는 경제성과 공사 여건을 이유로 현행 설계를 고수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생명과 직결된 안전 문제를 우선시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어 갈등 해소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서철석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