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취재본부 서철석기자] 울릉도와 육지를 잇는 모든 여객선이 12월 중순 동시 운항 중단 사태에 직면했다.
지난 9월부터 경영난으로 울릉(사도)항에 정박중인 '울릉썬플라워 쿠루즈'
섬 주민의 유일한 생명줄인 해상 교통이 끊기면서 생필품 공급과 응급환자 이송, 관광산업이 멈출 위기에 놓였다. 선사들의 경영난과 잇따른 선박 고장이 겹치며 사상 초유의 '해상 고립'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강릉울릉 항로를 운영하는 씨스포빌은 10월 31일을 끝으로 운항을 중단한다. 강릉여객터미널 사용이 불가능해진 데다 정기 검사와 정비 일정이 겹쳤기 때문이다. 같은 회사가 운영하는 묵호울릉 노선도 11월 9일 마지막 운항 후 내년 3월까지 휴항에 들어간다.
후포~울릉을 오가던 1만 5천 톤급 '울릉썬플라워 크루즈'는 지난 9월 누적 적자로 이미 뱃머리를 묶었다. 이 배는 현재 울릉 사동항에 정박 중이며 재운항 계획조차 불투명한 상태다.
울릉도 주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포항~울릉 항로의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는 올해 4월 기관 고장 이후 7개월째 운항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선사 측은 "필요한 부품이 10월 중 해외에서 들어오면 정비할 계획"이라면서도 "실제 운항 재개는 내년 이후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엘도라도호 결항으로 긴급 투입된 대저건설의 '썬라이즈호'도 임대 기간이 11월 9일까지만 유지된다. 이 배 역시 운항 중단이 확정된 상황이다.
최후의 보루로 남은 2만 톤급 전천후 여객선 '울릉크루즈'마저 12월 8일부터 22일까지 정기 검사를 위해 운항을 멈춘다. 이렇게 되면 12월 중순 약 2주간 울릉도와 육지를 잇는 여객선이 한 척도 없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다.
해상 고립이 현실화되면 울릉도 주민 약 1만 명은 일상 전반에 걸쳐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 식료품과 생필품 공급이 끊기고, 응급환자 발생 시 육지 병원 이송이 불가능해진다. 관광객 유입도 완전히 차단되면서 지역 경제가 마비될 수밖에 없다.
울릉군 관계자는 "각 선사와 운항 일정 조정, 대체선 투입 방안을 계속 논의 중"이라며 "기상 여건이나 정비 일정, 선사들의 경영난까지 겹쳐 쉽게 해법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해양수산부에 긴급 지원 요청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의 불안감은 날로 커지고 있다. 한 주민은 "한겨울에 여객선이 모두 멈추면 약품이나 식자재 공급이 끊기고, 병원 진료조차 어려워진다"며 "섬이 아예 고립될까 두렵다"고 하소연했다.
울릉군은 여객선 운항 재개 시까지 공공선박 임차, 임시 노선 확대, 물류 비상대책 등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동해안 기상 여건과 대체 가능한 선박 부족으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울릉도의 12월 육지 고립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정부 차원의 긴급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철석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