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전국 최초로 전 세대를 아우르는 교통비 지원 4대 사업을 시행했다. 충남도정의 이번 정책이 내년 지방선거용 인기몰이에 그칠지, 철저한 재정 마련과 성과 관리로 장기 교통복지 인프라로 자리잡을지가 쟁점이 되고 있다.
충남형 교통복지의 현장. 아산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어르신들. ⓒ교통일보충청남도는 올해 교통복지 정책의 무게 중심을 ‘교통비 지원’으로 옮겼다. 2025년 1월 1일부터 어린이·청소년은 하루 최대 세 차례까지 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수도권 통학 학생은 정기권 요금의 25%를 연 최대 100만 원 한도에서 지역화폐로 환급받고, 일반 도민은 K-패스를 통해 광역 환승 시 기본요금을 돌려받는다.
75세 이상 노인과 등록장애인은 시내·농어촌버스 요금을 지원받는다. 연령대별로 폭넓게 포괄하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정책이 선거용 이벤트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농촌 권역은 버스 노선과 배차 한계로 체감도가 낮고, 카드·앱 기반 절차는 디지털 접근성이 떨어지는 고령층·정보 취약층에게 부담이 된다.
충남도는 2025년 본예산에서 교통 및 물류 분야에 4,247억 원을 배정했으며, 이 가운데 교통비 지원 4대 사업에는 약 430억 원이 투입된다. 노인 교통비 지원 284억 원, 청소년 무료버스 104억 원, 수도권 정기권 환급 6억 원, K-패스 34억 원으로, 전체 교통·물류 예산의 10% 안팎을 차지한다.
특히 2019년부터 시행된 노인 버스비 지원을 제외한 어린이·청소년 무료, 수도권 정기권 환급, K-패스 환승 지원은 내년 선거를 앞둔 이벤트성 사업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네 가지 모두 상당한 재정 부담을 수반하는 만큼, 장기적 지속성을 담보하려면 사업별 예산 구조와 분담 비율을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지속가능성 논의는 이미 다른 지역에서도 반복됐다. 교통복지 확대가 단기 효과를 내더라도 재정 구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정책의 수명이 짧아질 수 있다는 점은 여러 지방정부 사례가 보여준다.
국내외 사례는 충남에 경고를 준다. 서울시는 2004년 7월 1일 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했으며, 재정지원액은 2022년 8,114억 원, 2023년 8,915억 원에 달했다. 화성시는 2022년 무상버스를 시행했지만, 연간 350억~400억 원 수준의 예산이 투입되며 “시 재정을 잠식한다”는 논란이 반복됐다.
실제로 화성시는 2024년 시의회 보고에서 ‘재정 지속성 검토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전북은 2019년 청소년 교통비 지원을 시작해 2022년 농촌 무상교통으로 확대했으나, 2023년 일부 군에서 운행 차질과 재정 부담으로 사업 규모 축소 논의가 있었다.
해외에서도 재정 한계는 공통 과제로 나타났다. 룩셈부르크는 2020년 3월 1일 전국 무상교통을 도입했지만, 혼잡 완화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많고 재정 부담은 지속되고 있다. 에스토니아 탈린은 2013년 무상교통을 시작했으나, 연구 결과 자동차에서 대중교통으로의 전환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무상교통 확대가 단기 인기에는 효과적이지만, 장기 유지에는 구조적 제약이 따른다는 교훈을 보여준다.
충남도는 부정수급 방지 요건을 두고 연령별 차등 설계를 운영 중이지만, 연도별 예산 편성액과 분담 구조, 성과 지표 공개는 아직 미흡하다. 전문가들은 평균 대기시간·환수율·이용 만족도 등 핵심성과지표(KPI)를 분기별로 공개하고, 군 단위 비교와 농촌 맞춤형 공동배차를 결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교통세나 도 기금 등 안정적 재원을 확보하고, 버스·철도 운영기관과의 협력을 제도화해야만 이번 교통비 지원 사업이 ‘선거용 인기몰이’가 아니라 장기 교통복지 인프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8월 14일 충남도의회 간담회에서도 같은 논점이 제기됐다. 교통복지 확대의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일부 의원들은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단순 인기몰이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특히 “사업별 예산 집행 구조와 성과 지표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으면 정책 신뢰성 확보가 어렵다”는 발언이 이어졌다.
안장헌 충남도의원은 “교통비 지원 4대 사업을 두고 ‘선거용 단기 인기몰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이제는 정치적 논란을 넘어 실제 정책을 뿌리내리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정책의 균형점은 재정 지속가능성에 있다. 국비와 기금 연계를 확대하고, 평균 대기시간·만족도 같은 성과 지표를 분기별로 공개해야 충남 교통복지가 일회성 논란을 넘어 장기 제도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