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없이 도저·롤러·굴착기가 서로 역할을 나눠 토공 작업을 완수하는 장면이 실제 건설 현장에서 펼쳐졌다. 한국도로공사가 23일 전북 군산 한국건설기계연구원 시험부지에서 다종 대형 건설장비의 무인 군집·협업 시공 기술 시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한국도로공사는 23일 전북 군산 한국건설기계연구원 시험부지에서 도저·롤러·굴착기 등 대형 건설장비가 작업자 개입 없이 협업 시공을 수행하는 ‘토공 자동화 기술’ 시연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무인 작업 시연 모습 (사진=한국도로공사).이번 시연은 한국도로공사가 2020년부터 총괄해온 '스마트건설기술개발 국가R&D사업'의 성과를 선보이는 자리였다. 군산대학교 토목공학과 학생을 비롯한 산·학·연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해 디지털 맵핑, 지능형 관제, 무인 군집 작업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했다.
시연은 세 단계로 진행됐다. 먼저 드론(UAV)과 지상주행로봇(UGV) 여러 대가 현장 지형을 스캔해 3차원 디지털 지도를 자동으로 생성했다. 이어 이동형 관제센터에서 디지털 지도를 바탕으로 장비별 최적 작업 계획을 세우고 각 기계에 지시를 내렸다.
마지막으로 도저가 평탄화 작업을 수행하는 동안 롤러 3대가 서로의 경로를 침범하지 않으면서 협동 다짐 작업을 완료했고, 굴착기는 배수관 설치를 위한 터파기를 오차 없이 자율 시공했다. 30m×50m의 협소한 공간에서 다종 장비가 충돌 없이 협업을 완성한 것이다.
도로공사는 2023년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김포~파주 건설공사, 2024년 경부고속도로 신탄진휴게소 하이패스IC 설치공사에 관련 기술을 적용해왔다. 작년까지는 장비 개별 무인화에 그쳤다면 올해는 다종 장비 간 협업·군집 작업이라는 한 단계 높은 수준을 구현했다.
23일(화), 토공 자동화 기술 시연 행사에서 김태병 국토교통부 기술안전정책관(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과 조성민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연구원 연구처장(앞줄 왼쪽에서 네 번째) 및 관계자들이 참관하고 있다. (사진=도로공사)
기술 확산이 기대되는 이유는 안전과 인력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업자와 중장비 작업 공간이 완전히 분리되면서 충돌·끼임 같은 중대재해 발생 가능성을 원천 차단할 수 있고, AI 기반 무인 작업이 고령화로 인한 숙련공 부족 문제 해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태병 국토교통부 기술안전정책관은 "스마트 건설기술은 적은 인원으로도 생산성을 높이고 무인·원격 작업으로 국민 생명을 지킬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현장 위험성이 낮아져 청년들을 건설산업으로 유인할 핵심 열쇠가 될 수 있도록 재정지원, 전문인력 양성, 규제 완화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성민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연구원 연구처장은 "디지털 기술 기반으로 공사 현장을 통합 관리하는 스마트건설의 청사진을 보여준 시연이었다"며 "안전성과 생산성을 함께 갖춘 첨단 건설기술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무인로봇(UAV+UGV) 기반 스마트스캐닝. (자료=도로공사)
이동형 관제 차량 및 지능형 플랫폼
스마트 건설장비 무인·원격 자동화 작업 시연. (자료=도로공사)
스마트건설 자동화 기술 종합 시연. (자료=도로공사)
현장 시연 사진. 사진 왼쪽 위로부터 시계방향으로 △무인 타이어 롤러 △무인 진동 롤러 : 비상정지 △무인 도저 △무인 굴착기 △UGV+UAV △이동형 관제 차량 (자료=도로공사)
하성우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