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을버스 운송사업조합이 내년 1월부터 통합환승제 탈퇴를 선언하며 서울시와 전면 충돌에 들어갔다. 서울시는 법적으로 불가능한 조치라고 즉각 반박하며 강행 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서울 시내 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마을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교통일보)
조합은 어제(22일) 기자회견을 열고 2026년 1월 1일부터 환승제 참여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2004년 환승제 도입 이후 요금 정산 구조 탓에 매년 약 1천억 원의 손실이 쌓여 20년간 누적 손실이 1조 원을 넘겼다는 것이다.
환승 승객 요금이 600원만 정산돼 승객이 많을수록 오히려 손해가 커지는 구조가 굳어졌다는 주장이다. 조합은 운임 정산 규정 변경, 손실 보전 규정 신설, 물가와 임금 인상률을 반영한 운송원가 현실화를 서울시에 요구했다.
서울시는 같은 날 조합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환승제 탈퇴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8조에 따른 요금 변경 신고와 수리를 거쳐야 하는 사안이어서 서울시 협의 없는 일방적 이탈은 법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는 5년간 마을버스 재정지원을 2019년 192억 원에서 2025년 412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늘렸음에도 노선별 운행 횟수는 오히려 24% 줄고 배차 간격 위반, 첫·막차 시간 미준수, 미운행 차량 보조금 신청 등 서비스 불이행 사례가 잇따랐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회계 분석에서는 재정지원을 받는 97개 운수사 중 36개사에서 대표 등 특수관계인에 총 201억 원을 대여하는 등 회계 문제점이 확인됐다.
한 운수사는 국세·지방세와 4대 보험 체납을 주장했지만 재무제표상 대표이사에게만 33억 원이 넘는 대여금이 잡혀 있었다.
시는 서비스 개선을 전제로 ▲올해 지원 기준 즉시 인상 ▲내년 지원 규모 증액 ▲3개월치 보조금 선지급 후 정산 등을 제안하며 7차례 실무협의를 이어왔다.
그러나 조합은 서비스 개선 논의 없이 보조금 인상만 반복 요구한 채 기자회견을 통해 탈퇴를 선언했다.
마을버스가 환승제에서 빠져나오면 승객은 지하철·시내버스 환승 할인을 잃고 별도 요금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교통약자와 저소득층 피해가 특히 클 것으로 우려된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마을버스는 시민 생활과 밀접한 교통수단이며, 서비스 개선 없이 재정지원만 요구하는 것은 시민에게 피해를 전가하는 것"이라며 "협의를 이어가겠지만 탈퇴를 강행하면 개선명령·사업정지·과징금 부과 등 법적 조치와 시민 불편 최소화를 위한 모든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성우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