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고양에서 남양주까지 이동시간을 98분 줄이는 '경기북부 중심 고속화도로' 건설계획을 공식화했다.
경기북부 중심 고속화도로 노선도. 고양~남양주를 잇는 총연장 42.7㎞ 신설 동서축(적색)은 수도권 제1·2순환고속도로 사이를 연결하며, 2034년 개통을 목표로 한다. (자료=경기도청)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5일 의정부시 민락국민체육센터를 찾아 이 사업을 직접 발표했다. 수도권 제1·2순환고속도로 사이 동서축에 신설 고속화도로를 뚫어 고양·파주·양주·의정부·남양주 등 경기북부 5개 시를 하나의 교통망으로 묶겠다는 구상이다. 총연장 42.7㎞, 사업비 2조506억 원 규모의 민자사업으로 추진하며 2034년 개통을 목표로 한다.
이동시간 단축 효과는 수치로 뚜렷하다. 고양시 원당동에서 남양주시 진접읍까지 현재 국도로 2시간22분이 걸리는 거리가 신설 도로를 이용하면 44분으로 줄어든다. 통행 거리는 78㎞에서 51㎞로, 평균 속도는 33㎞/h에서 68㎞/h로 각각 개선된다.
경기도는 물류비 절감 등을 포함해 2조2498억 원의 경제효과와 9650명의 고용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단순 이동시간 단축을 넘어 응급환자 골든타임 확보, 산업 입지 경쟁력 강화, 생활권 확대라는 파급 효과도 점쳐진다.
이 사업의 핵심 변수는 전국 최초로 시도하는 '도민 펀드'다. 기존 민자도로가 민간 사업자의 수익 독점 구조로 비판받아온 것과 달리, 도민이 직접 투자해 수익을 나눠 가지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국가 재정에만 의존할 때보다 사업 속도를 높이면서 재정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게 경기도의 설명이다.
김동연 지사는 "경기도의 힘으로 하겠다. 보통은 국가 재정에 의지하다 보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경기도가 주도적으로 하겠다"며 "개발을 먼저 하고 길을 내는 게 아니라 길부터 내겠다. 이제까지의 개발을 하고 교통을 하는 내용과 전혀 다른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 펀드가 들어갈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도로를 가지고 국민 펀드를 하는 건 최초다. 교통의 대변혁이 일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기대만큼 과제도 만만치 않다. 도민 펀드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려면 투자 수익률 보장과 손실 위험 분산 장치가 충분히 뒷받침돼야 한다. 제도적 안전망 없이 새 실험에 나섰다가 투자자 불신으로 이어진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과거 민자도로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서울~춘천 고속도로는 높은 통행료로 정부 보조금 투입이 불가피했고, 신대구~부산 고속도로는 교통량 과대 예측으로 운영사 적자를 냈다. 천안~논산 고속도로는 30년 이상의 장기 운영권 보장으로 공공성 논란을 빚었다. 통행료 수준과 수요예측의 정확성, 장기 운영 구조의 공공성 확보가 이번 사업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다.
경기도는 민간 투자사로부터 제안서를 받은 뒤 기본계획 고시, 사업시행자 지정, 실시계획 승인을 거쳐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10년 가까이 이어지는 장기 일정인 만큼 중간 단계에서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보여주는 것도 사업 신뢰를 유지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