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우버와 손을 맞잡고 이달 30일 택시 호출 서비스를 출시한다. 카카오모빌리티가 80% 이상 점유율로 장악한 국내 호출 시장에 플랫폼 연합의 도전이 시작됐다.
서울 종로구 네이버스퀘어 종로에서 열린 '네이버 커머스 밋업' 행사. 왼쪽부터 이윤숙 네이버 쇼핑사업 부문장, 김슬아 컬리 대표, 정경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프로덕트 리더. (사진=네이버)
네이버는 9일 서울 종로구 '네이버스퀘어 종로'에서 열린 '네이버 커머스 밋업' 행사에서 외부 기업과의 협업을 축으로 한 플랫폼 확장 전략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이달 30일 우버 택시와 연동된 호출 서비스를 출시하고,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우버의 구독 서비스 '우버 원(Uber One)'을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업은 네이버가 여러 서비스 영역에서 밀어붙이고 있는 얼라이언스 전략의 연장선이다. 네이버는 컬리와 손잡고 새벽 배송을 제공하는 '컬리N마트'를 내놓은 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넷플릭스와 멤버십 연동 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쇼핑과 콘텐츠에 이어 모빌리티까지 협업 범위를 넓히는 흐름이다.
네이버가 진입을 선언한 시장은 카카오모빌리티가 단단히 틀어쥔 영역이다. 업계에서는 카카오T 택시 호출 점유율을 80% 이상으로 추정한다. 기사와 이용자 모두 카카오T에 집중된 구조가 굳어지면서 다른 플랫폼이 비집고 들어갈 공간이 좁다는 평가가 이어져 왔다.
현장 택시 기사들의 목소리도 이 현실을 반영한다. 서울에서 택시를 모는 기사 심모씨(56)는 "손님 대부분이 카카오T 앱을 통해 택시를 부르기 때문에 기사들도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으면 승객을 만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수수료 부담이 있어도 호출을 받으려면 결국 카카오 플랫폼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네이버·우버 연합이 시장에 파문을 일으킬 수 있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네이버는 국내 최대 규모의 플랫폼 이용자 기반을 보유하고 있고, 우버는 전 세계 모빌리티 시장에서 쌓아온 운영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두 강점이 맞물리면 일정 규모의 이용자와 기사를 흡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단기간에 시장 지형이 뒤바뀌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택시 호출은 이용자와 기사가 동시에 많아야 서비스 경쟁력이 높아지는 네트워크 효과가 강하게 작동하는 산업이다. 이미 두터운 이용자층을 거느린 기존 플랫폼을 새 서비스가 빠르게 대체하기는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는 논리다.
택시 업계가 더 예의주시하는 것은 플랫폼 경쟁 확대가 기사 수익 구조에 미칠 파장이다. 호출 플랫폼이 늘어나면 기사들의 선택지가 넓어지는 효과가 있지만, 플랫폼별로 수수료 체계와 배차 방식이 달라 실제 수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이재교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방송통신부장은 "택시 호출 서비스는 기사와 승객이 동시에 모여야 작동하는 네트워크 산업이라 기존 플랫폼이 형성한 시장 구조를 단기간에 바꾸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네이버처럼 대규모 이용자를 확보한 플랫폼이 모빌리티 서비스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경우 호출 시장 경쟁 구도에는 일정한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플랫폼 구독 서비스와 모빌리티를 결합하는 시도가 잇따르면서 호출 시장 경쟁 구도와 수수료 체계를 둘러싼 논의도 함께 달아오를 전망이다. 네이버·우버 협업이 이용자 선택의 폭을 넓히는 동시에 카카오가 구축한 국내 택시 호출 시장의 판을 흔들 수 있을지, 이달 30일 서비스 출시 이후 흐름이 주목된다.
하성우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