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운항을 한 달 앞둔 한강수상버스 시범운행에서 선착장 접근성과 선박 운항 안정성, 환승 편의성을 점검한 결과 장점과 개선점이 함께 나타났다. 시민들은 출퇴근길 대체 교통수단 가능성에 기대를 보였다.
여의도 선착장에 들어가는 승객들. ⓒ교통일보서울시는 9월 중순 정식 운항을 앞두고 여의나루~잠실 구간 한강버스 시범 운항을 진행했다. 8월 12일 오전 10시 30분, 본지는 5호선 여의나루역 2번 출구에서 도보 2분 거리에 있는 여의나루 선착장에서 잠실행 선박에 승선해 운항 환경과 환승 체계를 점검했다.
여의나루 선착장은 대중교통과의 연계성이 뛰어나다. 2번 출구에서 도보 2분이면 닿고, 63빌딩·여의공원 방면 버스 정류장을 통해 여의도 전역과 마포, 영등포를 오가는 간선·지선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따릉이 대여소가 1번 출구 쪽에만 있어, 이곳에서 선착장으로 가려면 4번 출구 앞과 3번 출구 방면의 횡단보도를 두 번 건너야 한다. 따릉이 이용객은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선착장 주변은 환경 정비 공사가 진행 중이었으나, 승객 탑승 구역과 편의시설은 갖춰져 있었다. 1층에는 편의점이 운영 중이었고, 마스코트와 포토존이 설치돼 있었다. 승선 과정은 직원 안내에 따라 안전하게 이뤄졌으며, 전기 추진 방식 선박은 소음과 진동이 적어 멀미 가능성이 낮았다.
갑판에서 승객들이 사진 촬영 시간을 가졌다. ⓒ교통일보운항 중 선박은 시범 운항 기준 평균 11노트(약 시속 20km)의 속도를 유지했다. 실제 운항 시 안정상의 이유로 교각을 통과할 때나 바람, 수심 등 당일 환경을 고려해 시속 30km 안팎으로 속도를 조정한다.
정식 운항 후 급행 노선을 이용하면 마곡~잠실 54분, 여의도~잠실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향후 간단한 간식 판매도 계획돼 있으며, 중간 지점에서는 승무원 안내로 승객들이 갑판에 나와 사진을 촬영하는 시간을 가졌다. 하선 과정 역시 질서 있게 진행됐다.
잠실 선착장은 최근 집중호우로 공정이 일부 지연됐으나, 정식 운항 전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하선 후 인근 잠실대교 북단 버스정류장에서 광진·송파·강동 방면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잠실새내역까지는 거리가 있지만, 선착장 인근 따릉이 대여소와 무료 셔틀버스, 시내버스를 통한 연계가 가능하다. 다만 네이버 지도·카카오맵 등 주요 플랫폼에 무료 셔틀 정보가 부족해, 외국인과 초행길 이용객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
서울시는 정식 운항에 맞춰 각 선착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버스 노선과 따릉이 인프라를 개선해 왔다. 마포구는 망원선착장에 8775·7716번 버스를 신설했고, 강서구는 마곡선착장과 개화역을 잇는 6611번을 신설했다.
압구정, 잠실, 망원, 뚝섬 등에서도 총 8개 버스 노선이 조정됐으며, 주요 선착장에는 도보 3분 이내 따릉이 대여소가 확충됐다. 이러한 개선으로 시범 운항 초기보다 선착장 접근 시간이 줄고 환승 선택지가 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잠실 선착장, 무료 운행중인 셔틀버스. ⓒ교통일보
한강버스 관계자는 “마곡·망원·잠실·압구정·뚝섬 등 주요 선착장에는 도보 3분 이내 따릉이 대여소가 확충됐으며, 여의도와 옥수 선착장은 정식 운항 전까지 설치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각 선착장의 특성에 맞춘 교통 연계망을 마련해 이용객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함께 탑승한 여성 승객 3명은 “여의도에서 강남 방향 9호선은 항상 혼잡한데, 한강버스를 이용하면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다”며 “특히 퇴근길이나 야간에 이용하면 서울의 야경을 감상하며 대중교통 혼잡을 피할 수 있고, 요즘처럼 사회가 팍팍한 때 한강 위에서 바람을 맞으며 힐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강버스는 출퇴근 시간대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일부 구간의 혼잡 완화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초기 단계에서 환승 편의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장기 이용률은 떨어질 수 있다. 서울시는 남은 한 달 동안 표지판 확충과 무료 셔틀 안내 보완, 버스·따릉이 연계 강화를 마무리해 정식 운항 첫날부터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잠실 선착장 근처 따릉이 대여소. ⓒ교통일보
오승안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