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로보택시 상용화 앞두고…기존 택시면허 ‘가치·제도’ 흔들리나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5-08-11 10:11:56

기사수정
  • 면허 가치 하락 우려, ‘타다’ 때처럼 충돌 재현 가능성
  • 운영 주체·투자비·요금 규제…해법마다 구조적 한계
  • 기술 논의는 넘치지만 이해당사자 논의는 비어

완전 무인 로보택시 상용화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기존 택시운송사업면허의 가치와 제도적 지위가 어떻게 재편될지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서울 강남 일대에서 심야 시간대 운행 중인 자율주행택시. (사진=서울시)

로보택시 운행 대수와 지역이 늘어날수록 기존 택시면허의 희소성과 시장 가치는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국내 택시면허 가격은 법인택시가 수천만원대, 개인택시는 지역에 따라 2억원을 넘는 곳도 있다. 새로운 형태의 무인 운송 서비스가 본격 확산될 경우, 이 자산 가치가 유지될 수 있느냐는 문제가 제도 논쟁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이 장면은 과거 렌터카 기반 유상운송 서비스 ‘타다’와의 충돌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타다가 택시 시장을 잠식하면서 기존 택시면허 가치는 하락 압력을 받았고, 택시업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극단적 선택까지 이어지는 사회적 갈등이 표면화됐다. 


당시 구조는 택시는 규제 대상, 타다는 규제 예외라는 비대칭에서 출발했고, 정부는 택시 규제를 푸는 대신 타다를 택시처럼 규제하는 방식으로 갈등을 봉합했다. 결국 쟁점은 기술의 진전이 아니라, 기존 면허 체계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로 옮겨갔다.


로보택시가 확산될수록 이와 유사한 충돌이 반복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로보택시를 새로운 택시사업 형태로 허가할 경우 기존 택시업계의 반발에 직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안으로는 로보택시를 기존 택시사업자가 운영하는 방식이 거론되지만, 대당 3~4억원으로 추정되는 차량 가격을 감당할 수 있는 사업자가 얼마나 될지는 불투명하다. 영세성이 짙은 업계 구조를 고려하면, 이 비용은 사업 진입 자체를 가르는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방식은 로보택시 운영 회사가 기존 택시면허를 인수해 사업에 진입하는 구조다. 그러나 이 경우 면허 인수 비용까지 더해져 초기 투자 규모가 더 커진다. 업계에서는 로보택시 100대를 운행하려면 차량 비용만으로도 300~400억원 수준의 초기 자금이 필요하고, 여기에 추가 투자까지 더해진다고 본다. 수익 회수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도 쉽게 뛰어들기 어려운 구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수익 구조 역시 제약 요인이다. 요금은 정부가 통제하는 영역에 속해 있어, 기술 투자 비용을 요금에 반영하기도 쉽지 않다. 기존 택시와의 경쟁 구도까지 고려하면, 운송 사업자가 단기간에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술 도입과 사업성 사이의 간극이 제도 설계의 부담으로 남는 이유다.


정부가 공영 방식으로 로보택시를 운영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이 경우 정부가 직접 운송사업자가 된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택시는 법적으로 대중교통에 속하지 않는 영역인 만큼, 국가가 직접 운영 주체로 나서기 어렵다는 제도적 한계가 있다. 로보택시 확산으로 기존 택시면허 가치가 하락한다고 해서 이를 세금으로 보전하는 방식 역시 사회적 합의를 얻기 쉽지 않다.


효율성 문제도 제기된다. 현재도 택시총량제에 기반한 감차 정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보상 수준과 제도 설계 한계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로보택시 도입이 기존 제도의 한계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작동할지, 아니면 새로운 갈등 축을 만드는 계기가 될지는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기술 자체에 대한 평가는 비교적 명확해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완전 무인 로보택시 상용화가 점차 확대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서울 강남·서초 일대에서 심야 자율주행택시가 운행되고 있다. 기술과 제도 사이의 간극은 조정의 문제로 남아 있지만, 더 근본적인 쟁점은 기존 운송사업자와의 관계 설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자율주행 관련 세미나와 포럼의 참석자 구성을 보면, 소프트웨어 개발사나 센서·하드웨어 업체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택시·화물·버스 운송사업자나 운수 종사자 단체가 논의의 장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은 드물다. 기술 논의는 빠르게 진전되고 있지만, 산업 구조 전환에 따른 이해관계 조정 논의는 상대적으로 비어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로보택시 확산이 기존 운송 체계와 어떤 방식으로 접합될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다만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면허 제도와 사업 구조를 어떻게 재편할 것인가가 갈등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지고 있다.


관련기사
TAG

프로필이미지

이병문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교통일보 유튜브2
가장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이슈] 인구 70만 바라보는 김포, 골드라인은 한숨 돌렸지만… 5호선 연장 숙제 남아 배차를 줄여 버텨온 김포골드라인은 그 방식마저 한계에 다가섰다. 대안인 5호선 연장은 낮은 경제성과 먼 개통 시점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두 칸짜리 열차가 장기역 승강장에 들어선 건 28일 오전 7시20분이었다. 사우역을 지나자 객실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종점 한 정거장 전인 고촌역에서는 문이 열려도 오르지 못한 승객이 있었다. 그...
  2. [현장]한강버스 요금 2배 된다…관광이냐 교통이냐, 주말 요금 두고 공방 서울시가 내년 4월부터 한강버스 주말·공휴일 요금을 3천 원에서 6천 원으로 올린다. 평일 기본요금 3천 원은 그대로 둔다.시는 29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후생동 4층에서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을 위한 시민 공청회'를 열고 차등요금제 세부안을 공개했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의원과 전문가, 운영사 관계자, ...
  3. 주말엔 더 내고 평일은 3천 원 그대로…한강버스 '차등요금' 꺼냈다 주말마다 한강버스에 여가 이용객이 몰려 대기 불편이 커지자, 서울시가 기본요금 3천 원은 그대로 두고 주말·예약 요금을 따로 매기는 차등요금제를 추진한다.서울시는 29일 오전 10시 서소문청사 후생동 4층에서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을 위한 공청회'를 연다고 밝혔다. 공청회에서는 차등요금제의 도입 목적과 필요성, 주말&mi...
  4. [이슈] 서울역~킨텍스 17분…GTX-A 달리는데, 다른 노선 2031년에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개통 2년 반 만에 누적 이용객 4047만 명을 넘어서며 경기도민의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 있다. 하지만 B·C노선은 착공식 이후에도 실제 공사가 늦어지면서 2031년에야 개통할 예정이다.  지난달 28일 서울역 지하 GTX-A 승강장에서 열차에 올랐다. 연신내역과 대곡역을 지난 열차는 경기 고양 킨텍스역에 멈춰 .
  5. 로보택시 회사들 데이터 공유한다…외산 라이다 대신 국산 부품 우선 검토 미래차 부품기업들이 기술을 확보하고도 양산 경험과 수요처가 없어 상용화 문턱을 넘지 못하자, 정부가 완성차·부품·반도체·로보택시 기업을 짝지은 협력 협약 5건을 맺었다.산업통상부(산업부)는 30일 서울 현대모비스 본사에서 '미래차 생태계 구축 협력' 업무협약식과 기업 간담회를 열었다. 'M.AX 얼라이언스' ...
  6. [이슈]한강버스 적자는 서울시민 세금으로, 주말 요금은 서울시민도 2배 서울시 요금안대로라면 내년 4월부터 주말에 한강버스를 타는 서울시민은 6천 원을 낸다. 외국인 관광객, 다른 지역 주민과 같은 요금이다. 한강버스 운항 적자는 서울시 재정으로 메운다.서울시는 지난달 29일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안)을 위한 시민 공청회'에서 주말·공휴일 요금을 두 배로 올리는 차등요금제를 공개했다. 이 ...
  7. 美는 수입 금지하는데…韓, 中 로보택시 안보 규제 '미도입' 중국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단 차량 10대가 이미 서울 강남을 달리고 있지만, 국내 운행 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중국산 로보택시가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엄태영 국민의힘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은 국토교통부(국토부)에서 받은 '중국산 로보택시 국내 도입 및 규제 현황' 자료를 28일 ...
  8. 서울시 "2030년까지 자율주행 시내버스 500대 도입 추진" 기존 버스에 센서를 덧붙이는 소규모 실증으로는 대량 도입에 한계가 있자, 서울시가 현대차·버스업계와 손잡고 자율주행 전용 시내버스 500대 도입을 추진한다.서울시는 1일 시청에서 현대자동차,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버스조합)과 '레벨4 자율주행 시내버스 상용화 및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
  9. 현대캐피탈 대출금 상환 유예…렌터카 업계 경영난 완화 기대 부산지역 중소 렌터카업체들이 캐피탈 사를 이용해 렌터카 차량을 할부로 구매할 시 매월 정기적으로 내는 대출금 상환을 일정 기간 유예하고 유예 기간 발생하는 경과이자도 감면받을 수 있게 된다.대출금 상환 유예와 경과이자를 감면받으면 고물가·고금리·고유가 여파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으로 렌터카 가동률이 바닥 수준...
  10. 오세훈 "버스도 필수공익사업장 지정해야"…교통공사 정원 감축은 '시민 요구' 오세훈 서울시장이 7일 시내버스도 지하철처럼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서울시 입장을 재확인했다.오 시장은 이 날 오전 10시 서울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민선 9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교통 현안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와의 정원 협상이 쟁의 절차로 이어지는 상황과 시내버스 통상임금 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