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편찬원이 1960~80년대 서울 도시교통 건설이 가져온 경관 변화를 집중 분석한 『서울역사중점연구』 제19권 <서울 도시교통의 건설과 변화>를 발간했다고 25일 밝혔다.
<서울 도시교통의 건설과 변화> 표지
서울역사편찬원(원장 이상배)은 오늘날 서울의 모습을 결정지은 핵심 교통인프라들의 건설 과정과 그로 인한 도시 변화상을 담은 연구서를 펴냈다.
이번 연구서는 지하철 2호선이나 고가도로, 강남고속버스터미널 같은 시민들에게 친숙한 교통시설들이 서울의 공간 구조를 어떻게 바꿔놓았는지 그 숨겨진 역사를 상세히 조명했다.
『서울역사중점연구』시리즈는 서울 역사 중 아직 개척되지 않았거나 연구가 부족한 분야를 위해 2016년부터 기획 발간되고 있다. 새로운 연구 주제 발굴과 신진 연구자 지원을 통해 서울 역사 연구의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번 연구서의 가장 주목할 점은 단순한 교통시설 건설사를 넘어 그것이 가져온 사회적 변화까지 포괄적으로 다뤘다는 것이다. 지하철 2호선이 어떻게 서울을 강남까지 확장시켰는지, 고가도로 건설이 기존 도시 조직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설치가 반포 일대를 어떻게 변모시켰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분석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1968년 '1.21사태' 같은 안보 위기 상황이 서울의 도시 개발에 미친 영향을 다룬 대목이다. 연구서는 이 사건이 북악스카이웨이 건설과 평창동 개발로 이어지며 서울을 '요새화'했던 과정을 상세히 기록했다. 또한 88서울올림픽이 올림픽대로와 목동 개발 등 대규모 도시 변화를 촉발한 과정도 깊이 있게 분석했다.
연구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연구진은 국가기록원과 서울기록원의 도시계획위원회 회의록, 정부 문서, 기술보고서 등 방대한 1차 자료를 활용했다. 이를 통해 교통망 확장 과정에서 발생했던 사회적 갈등과 논의 과정까지 생생하게 재현해냈다.
연구서는 총 6편의 논문으로 구성됐다. 이길훈 서울시립대 건축학부 교수의 '1960~70년대 서울 고가도로 건설과 도시조직 변화', 박경렬 성균관대 사학과 박사과정 수료자의 '1970~80년대 초 강남고속버스터미널의 설치와 반포 도시경관의 변화', 곽경상 연세대 국학연구원 학술연구교수의 '지하철 2호선 건설과 서울의 공간 확장' 등이 포함됐다.
이어 이준희 연세대 글로벌한국학연구소 연구교수의 '88서울올림픽이 서울 도시교통과 경관에 미친 사례', 김태윤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의 '강동지역의 도시개발사업과 천호대로 및 천호대교 계획', 예대열 순천대 인문학술원 학술연구교수의 '1968년 안보위기와 서울의 도시경관 변화'가 차례로 담겼다.
연구서는 서울역사편찬원 누리집에서 전자책으로 무료 열람할 수 있으며, 서울시 공공도서관에서도 읽을 수 있다. 구매를 원하는 시민은 서울시 간행물 판매처인 서울책방에서 1만 원에 구입 가능하다.
이상배 서울역사편찬원장은 "이번 연구서는 지하철, 고가도로 등 서울의 '도시적 특성'을 만들어 낸 여러 과정을 다루고 있는 만큼, 도시사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이라면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서울역사중점연구를 통해 그동안 조명되지 않았던 서울 역사의 다양한 면모를 발굴해 나가는데 힘쓰겠다"며 "많은 연구자와 시민들의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박래호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