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1호선 개통과 함께 시작된 서울 지하철 호선별 노선도가 40여 년 만에 전면 새 단장을 한다. 누구나 쉽게 읽히는 디자인과 세계 최초 투명 OLED 노선도까지 더해져 올 하반기부터 달라진 모습이 역사 곳곳에 걸린다.
서울 지하철 노선도 변경 전후 모습 (사진=서울시)
서울시는 16일 지하철 전동차와 승강장, 안전문 등에 붙어 있는 각 호선별 노선도의 표준 디자인을 전면 재설계하고 올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교체한다고 밝혔다. 역명(한·영·중·일), 환승 정보, 편의시설 등을 담는 이 노선도는 가로형·세로형·안전문 부착용 정방형 세 가지 형태로 제작된다.
기존 노선도가 바뀌는 이유는 쌓인 불편들 때문이다. 지자체 경계나 한강 위치 같은 지리 정보를 파악하기 어렵고, 호선마다 범례와 급행·환승 표기 방식이 제각각이었다. 102개 역이 4개 광역지자체에 걸쳐 218킬로미터를 달리는 1호선의 경우 표준 디자인 자체가 없어 이용 혼란이 잦았다. 역 번호와 다국어 표기 부족도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만 요인으로 꾸준히 지적돼 왔다.
새 노선도의 핵심은 누구든 쉽게 읽힌다는 데 있다. 색각 이상자도 호선을 구분할 수 있도록 색상 체계를 다듬고, 환승 라인은 신호등 방식으로 표기한다. 외국인을 위해 역 번호도 뚜렷하게 넣는다. 서울과 타 지자체의 경계, 한강 위치와 분기점 같은 지리 정보도 노선도 안에 녹여 초행길 이용자의 부담을 줄였다.
여기에 서울시청, DDP, 남산서울타워 등 국내외 관광객이 즐겨 찾는 서울 대표 명소 14곳의 픽토그램을 새로 개발해 노선도에 얹는다. 파리가 2024년 올림픽 때 경기장과 명소를 픽토그램으로 안내하며 도시 개성을 드러낸 것처럼, 서울의 매력을 지하철 노선도 안에서 자연스럽게 전달하겠다는 구상이다. 관련 굿즈도 함께 제작한다.
이번 노선도에는 서울시가 새로 개발한 '서울알림체'도 처음 적용된다. MZ세대의 감각을 반영한 이 서체는 자연스러운 손글씨 형상과 섬세한 곡선이 특징이다. 작은 역명 표기도 빠르고 정확하게 읽힐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술적으로도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여의도역 5호선 승강장 안전문에 LG디스플레이의 55인치 투명 OLED 패널 32대를 설치해 세계 최초로 영상 형태의 노선도를 운영할 계획이다. 기존 안전문의 개방감은 그대로 살리면서 노선 정보와 운행 방향, 비상 탈출 안내까지 화면으로 제공한다. 이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의 지원으로 추진되며 운영은 서울교통공사가 맡는다.
서울시는 이미 2023년 23개 노선 624개 역 전체를 아우르는 '서울지하철 노선도'를 새로 개발해 전 노선에 적용한 바 있다. 국제표준 '8선형' 디자인을 쓴 이 노선도는 역을 찾는 시간을 최대 55%, 환승역 길 찾기 시간을 최대 69% 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최인규 서울시 디자인정책관은 "서울지하철 신형 단일노선도는 전체노선도의 특징인 약자 동행을 이은 읽기 쉽고 보기 쉬운 디자인으로 제작됐다"라며 "향후 전동차, 승강장은 물론 굿즈 등 다양한 용도로 널리 활용돼 신형 전체노선도와 함께 서울을 대표하는 디자인 아이콘으로 글로벌 도시 위상 강화와 관광 활성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지하철 노선도 변경 전후 모습 (사진=서울시)
하성우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