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대구버스조합, 市 몰래 교통카드 영업권 연장
  • 이병문 기자
  • 등록 2009-05-28 12:40:26

기사수정
대구버스조합이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실시된 이후 대구시에 통보도 하지 않고 교통카드회사와 2016년까지 독점적 영업권을 보장해주는 협약을 맺은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대경교통카드를 운영하고 있는 (주)카드넷은 대구버스조합과 2016년까지 운영협약서를 맺었다며, 최근 제3자 계약체결금지 등 가처분소송을 냈다. 앞서 대구시는 지난 2월 전국에서 호환되는 교통카드를 도입한다며 사업자를 모집, BC카드·삼성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지난 1일 사업시행합의서를 체결했다. 대구에서는 지난 2000년 시내버스에 교통카드가 도입된 이후 지하철, 유료도로 등으로 확대됐고 그동안 대경교통카드가 독점 운영해오고 있다.

카드넷의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대구시가 추진하는 신교통카드 사업은 추진 자체가 어려울 수가 있다.

카드넷은 "2006년 대구버스조합이 갖고 있던 카드넷의 주식 14만4000주(지분의 59.02%)를 대상그룹 계열사인 UTC인베스트먼트에 매각하면서 시내버스 교통카드 관련 영업권을 당시로부터 10년간인 2016년까지 보장해주기로 협약을 맺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추진되고 있는 대구시의 `신교통카드' 사업계약은 무효이며 카드넷의 영업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경교통카드 문제가 불거진 것은 버스조합이 태생적으로 (주)카드넷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주)카드넷은 1999년 버스조합이 버스카드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시스템 업체와 함께 만든 회사다. 주식은 대부분 버스조합과 버스업계 관계자들이 나눠가졌다. 해마다 교통카드로 수억원의 수익금을 올려온 버스조합은 2006년 9월 보유하고 있던 14만4000주를 대상그룹 계열사인 UTC인베스트먼트에 팔았다.

공교롭게도 이 시기는 버스 준공영제가 시작된 지 반년이 넘은 때였다. 그 해만 450억원의 지원금을 대구시에게서 받은 버스조합이 매년 수 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카드회사 대주주로 있기는 곤란한 상황이었다. 버스조합은 주식을 매각하는 대신 카드넷의 영업권을 당초 계약보다 6년 더 긴 2016년까지 보장해주는 협약을 체결했다.

버스조합은 액면가 5000원인 주식을 4만5000원에 매각해 60여억원을 챙겼다. 조합 측은 이러한 사실을 관리·감독기관인 대구시에 통보조차 하지 않았다. 매각대금은 각 버스회사가 나눠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도 (주)카드넷 주식의 30% 이상은 여전히 대구 버스업계 관계자들이 보유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버스조합은 신교통카드 사업 시작은 물론, 이번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오히려 올 2월 신교통카드 사업자로 선정된 BC카드·삼성 컨소시엄이 이번 가처분 신청에 변호사까지 앞세워 적극 나서는 상황이다. 대구시는 가처분 신청이 접수된 사실도 버스조합이 아니라 다른 경로를 통해 뒤늦게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는 버스조합과 카드넷의 10년 연장 업무협약은 무효라고 보고 있다. 시는 이 협약이 99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교통카드추진협의회 제4조 '각종 사업자 선정은 협의회를 거쳐야 한다'는 규정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수익금공동관리지침 제53조에 따라 '부대사업 시행, 체결, 변경 등'에 대한 버스개혁위원회의 사전 승인도 받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면 계약서 4조 비밀유지 사항에는 버스조합과 카드넷이 서면 동의 없이 제3자에게 관련 내용을 누설하지 못하도록 했다"며 "시는 내용을 전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대구시를 안중에 두지 않는 버스조합의 이러한 행태는 이번 버스카드 문제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버스조합은 준공영제 실시 이후 시민 혈세만 받아 쓸 뿐, 그동안 대구시의 관리·감독권을 사실상 인정하지 않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버스조합은 2006년과 2007년에도 수익금 공동관리 지침에 불만을 표시하며 수입금 공동계정에 적립해야 할 시내버스 외부광고 수입금 10억여원을 수 개월 동안 입금하지 않은 적도 있다.

대구시는 "버스조합이 말을 듣지 않는다"며 "버스조합의 파행적 행태가 계속될 경우 정관변경이나 현 조합 자체를 해산한 뒤 재구성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2006년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실시한 이후 그해 413억원, 2007년 564억원, 2008년 744억원을 버스업계에 지원해왔지만 관리·감독은 제대로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대구시가 준공영제 개선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업체 구조조정, 감차나 휴일·방학 탄력운행, 오지노선 중형버스 도입 등도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대구의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출발부터 감독기능이 취약한 형태인 데다 버스 한 대당 지원금이 다른 도시에 비해 50% 이상 높게 책정되는 등 문제가 많은 것으로 지적된다. 그래서 시민 혈세를 쏟아 부으면서도 버스조합의 전횡에 휘둘린다면 준공영제는 폐기하는 게 낫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카드넷 측은 "시의 권고에 따라 주식이 매각됐고, 조건을 채우기 위한 방편으로 연장 업무 협약이 이뤄졌다"며 "버스조합에 주식 매각을 권고한 시가 매각협상 과정부터 매각, 명의개서 등의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비밀 협약이라는 말은 억지"라고 주장했다.

프로필이미지

이병문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교통일보 유튜브2
가장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이슈] 인구 70만 바라보는 김포, 골드라인은 한숨 돌렸지만… 5호선 연장 숙제 남아 배차를 줄여 버텨온 김포골드라인은 그 방식마저 한계에 다가섰다. 대안인 5호선 연장은 낮은 경제성과 먼 개통 시점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두 칸짜리 열차가 장기역 승강장에 들어선 건 28일 오전 7시20분이었다. 사우역을 지나자 객실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종점 한 정거장 전인 고촌역에서는 문이 열려도 오르지 못한 승객이 있었다. 그...
  2. [현장]한강버스 요금 2배 된다…관광이냐 교통이냐, 주말 요금 두고 공방 서울시가 내년 4월부터 한강버스 주말·공휴일 요금을 3천 원에서 6천 원으로 올린다. 평일 기본요금 3천 원은 그대로 둔다.시는 29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후생동 4층에서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을 위한 시민 공청회'를 열고 차등요금제 세부안을 공개했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의원과 전문가, 운영사 관계자, ...
  3. 주말엔 더 내고 평일은 3천 원 그대로…한강버스 '차등요금' 꺼냈다 주말마다 한강버스에 여가 이용객이 몰려 대기 불편이 커지자, 서울시가 기본요금 3천 원은 그대로 두고 주말·예약 요금을 따로 매기는 차등요금제를 추진한다.서울시는 29일 오전 10시 서소문청사 후생동 4층에서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을 위한 공청회'를 연다고 밝혔다. 공청회에서는 차등요금제의 도입 목적과 필요성, 주말&mi...
  4. [이슈] 서울역~킨텍스 17분…GTX-A 달리는데, 다른 노선 2031년에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개통 2년 반 만에 누적 이용객 4047만 명을 넘어서며 경기도민의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 있다. 하지만 B·C노선은 착공식 이후에도 실제 공사가 늦어지면서 2031년에야 개통할 예정이다.  지난달 28일 서울역 지하 GTX-A 승강장에서 열차에 올랐다. 연신내역과 대곡역을 지난 열차는 경기 고양 킨텍스역에 멈춰 .
  5. 로보택시 회사들 데이터 공유한다…외산 라이다 대신 국산 부품 우선 검토 미래차 부품기업들이 기술을 확보하고도 양산 경험과 수요처가 없어 상용화 문턱을 넘지 못하자, 정부가 완성차·부품·반도체·로보택시 기업을 짝지은 협력 협약 5건을 맺었다.산업통상부(산업부)는 30일 서울 현대모비스 본사에서 '미래차 생태계 구축 협력' 업무협약식과 기업 간담회를 열었다. 'M.AX 얼라이언스' ...
  6. [이슈]한강버스 적자는 서울시민 세금으로, 주말 요금은 서울시민도 2배 서울시 요금안대로라면 내년 4월부터 주말에 한강버스를 타는 서울시민은 6천 원을 낸다. 외국인 관광객, 다른 지역 주민과 같은 요금이다. 한강버스 운항 적자는 서울시 재정으로 메운다.서울시는 지난달 29일 '한강버스 요금체계 개편(안)을 위한 시민 공청회'에서 주말·공휴일 요금을 두 배로 올리는 차등요금제를 공개했다. 이 ...
  7. 美는 수입 금지하는데…韓, 中 로보택시 안보 규제 '미도입' 중국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단 차량 10대가 이미 서울 강남을 달리고 있지만, 국내 운행 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중국산 로보택시가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엄태영 국민의힘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은 국토교통부(국토부)에서 받은 '중국산 로보택시 국내 도입 및 규제 현황' 자료를 28일 ...
  8. 서울시 "2030년까지 자율주행 시내버스 500대 도입 추진" 기존 버스에 센서를 덧붙이는 소규모 실증으로는 대량 도입에 한계가 있자, 서울시가 현대차·버스업계와 손잡고 자율주행 전용 시내버스 500대 도입을 추진한다.서울시는 1일 시청에서 현대자동차,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버스조합)과 '레벨4 자율주행 시내버스 상용화 및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
  9. 현대캐피탈 대출금 상환 유예…렌터카 업계 경영난 완화 기대 부산지역 중소 렌터카업체들이 캐피탈 사를 이용해 렌터카 차량을 할부로 구매할 시 매월 정기적으로 내는 대출금 상환을 일정 기간 유예하고 유예 기간 발생하는 경과이자도 감면받을 수 있게 된다.대출금 상환 유예와 경과이자를 감면받으면 고물가·고금리·고유가 여파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으로 렌터카 가동률이 바닥 수준...
  10. 오세훈 "버스도 필수공익사업장 지정해야"…교통공사 정원 감축은 '시민 요구' 오세훈 서울시장이 7일 시내버스도 지하철처럼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서울시 입장을 재확인했다.오 시장은 이 날 오전 10시 서울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민선 9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교통 현안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와의 정원 협상이 쟁의 절차로 이어지는 상황과 시내버스 통상임금 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