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정책이 탈원전에서 원전 확대로 완전히 돌아선 지 3년이 다 됐는데도, "원전 함께 줄이는 최고의 재활용도시 서울"이라는 문구를 붙인 시내버스 124대가 지금도 서울 도로를 누비고 있다.
서울시내 버스에 부착된 '원전 함께 줄이는 최고의 재활용도시 서울' 문구. (사진=서울시의회)
11일 허훈 서울시의원(국민의힘·양천2)은 지난 3월 서울시에 전수조사를 요청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서울시 운행 버스 7,017대(64개 운수회사) 가운데 10개 운수회사 소속 CNG버스 124대에 해당 문구가 스티커 형태로 붙어 있었다.
문제의 표어는 전임 박원순 시장 재임 당시 추진된 '원전 하나 줄이기' 정책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시민들에게 원전 축소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독려하는 취지로 시내버스 외부에 부착됐던 것이다.
이후 정부와 서울시의 에너지 기조가 탄소중립·전력 안정 공급에 유리한 원전 확대 방향으로 전환되면서 2022년 7월 오세훈 시장 취임 후 서울시 환경정책과가 해당 문구 제거를 지시했다.
그러나 버스 담당 부서에서 현장 확인과 운수회사별 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아 3년 가까이 방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허 의원은 "시내버스 외부에 부착되는 문구는 단순한 홍보를 넘어 서울시가 시민에게 전달하는 정책 메시지"라며 "확인만 하면 비용 부담 없이 쉽게 제거할 수 있는 스티커를 3년 가까이 방치하고 있다는 것은 담당 부서의 관리 책임이 소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월 2024~2038년을 적용 범위로 하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확정하며 2038년 원전 비중을 35.2%로 설정했다. 10차 전기본(2036년 34.6%)보다 높아진 수치로, AI·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급격한 전력 수요 증가를 반영한 결과다.
허 의원은 "서울시가 2025년 하반기 기후동행카드 활성화에 맞춰 버스·지하철·한강버스·따릉이 등 교통수단 통합브랜드 홍보물을 부착할 계획인 만큼, 해당 시점에 맞춰 기존 스티커를 일괄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래호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