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가 자율주행 기술개발과 데이터 생태계 조성에 기여한 공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받았다고 9일 밝혔다. 자율주행 산업의 경쟁축이 차량 기술 중심에서 데이터 확보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가 자율주행 기술개발 공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받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자율주행 기술은 이제 차량 센서나 제어 알고리즘만으로 경쟁력을 설명하기 어렵다. 실제 도로의 복잡한 변수에 대응하려면 방대한 주행 데이터 학습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자율주행 기업들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데이터를 확보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자율주행 산업에서 데이터 경쟁력이 핵심으로 떠오른 배경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기반 이동 데이터를 활용해 자율주행 AI 학습용 데이터셋 구축과 관리 체계를 개발해 왔다고 밝혔다. 이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 수상은 이런 데이터 기반 기술 역량이 평가받은 사례로 해석된다. 플랫폼이 보유한 이동 데이터는 실제 도시 교통 환경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자율주행 고도화의 핵심 인프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자율주행 경쟁의 무게중심이 바뀌고 있다고 본다. 자율주행기술 전문기업 SWM 개발팀 관계자는 “자율주행 기술 경쟁은 차량 센서나 제어 알고리즘 수준을 넘어 실제 도로 환경을 반영한 데이터 확보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대규모 이동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축적하고 이를 인공지능 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기술 경쟁에서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수상을 곧바로 상용화 진전과 연결해 해석하는 데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데이터 기반 기술력이 인정받은 것과 실제 자율주행 서비스가 시장에 안착하는 문제는 다른 차원의 과제이기 때문이다. 기술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더라도 제도와 사회적 수용성이 뒤따르지 않으면 상용화 속도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과제로는 무인 운행 차량의 사고 책임 구조와 보험 체계, 기존 교통 체계와의 정합성 문제가 꼽힌다. 자율주행차가 도로 위에서 사람을 대신해 판단하고 움직이는 단계로 갈수록 책임 배분 구조는 더 복잡해진다. 기술 발전 속도에 비해 제도 정비가 더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플랫폼 기반 데이터 활용은 개인정보 보호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이동 데이터는 개인의 생활 반경과 이동 패턴, 체류 특성과 연결될 수 있는 민감한 정보다. 따라서 데이터 활용은 익명화와 비식별화, 보안 체계 확보를 전제로 이뤄져야 한다. 데이터 활용 범위와 관리 책임에 대한 사회적 합의 역시 기술 확산 과정에서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운수업계와의 관계도 앞으로 주목할 대목이다. 자율주행 기술이 실제 교통 서비스로 확대되면 기존 택시와 버스 체계와의 역할 조정은 불가피하다. 플랫폼 기업이 축적한 데이터 경쟁력이 장기적으로는 시장 지배력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술 경쟁력이 곧 시장 구조의 우위로 연결될 수 있다는 뜻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플랫폼 기반 이동 데이터를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생태계를 구축해 온 노력이 이번 수상으로 이어졌다”며 “앞으로도 실제 교통 환경을 반영한 데이터 기반 기술 연구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율주행 산업은 이제 차량 제어 기술만의 경쟁이 아니다. 실제 도로 환경을 얼마나 정교하게 데이터화하고, 이를 인공지능 학습 체계로 연결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수상은 그 변화의 방향을 보여준 사례에 가깝다. 자율주행의 다음 승부처가 도로 위 주행 성능만이 아니라 데이터 생태계 구축 능력이라는 점을 드러낸 셈이다.
이병문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