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마다 따로 운영하느라 빈 자리가 생겨도 어쩔 수 없었던 통학 전세버스가 교육청 주도로 통합 운영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토교통부 청사 외부에 부착된 명패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토교통부는 통학용 전세버스의 계약·운영 주체를 학교장에서 교육감·교육장으로까지 넓히는 내용의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8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교육부와 교육청이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을 요청해온 사안으로, 국토부가 교육부·경찰청 및 전세버스·시내버스 업계와 약 1년간 협의를 거쳐 마련한 결과다.
기존 시행령은 통학용 전세버스를 학교장이 개별적으로 계약하는 구조를 전제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인접 학교들이 힘을 합쳐 버스를 공동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45인승 버스를 채울 이용자가 10여 명에 불과한 소규모 학교는 통학버스를 아예 포기하거나, 빈 자리를 잔뜩 달고 운행할 수밖에 없었다. 각 학교가 계약·비용 정산·차량 관리를 모두 떠안아야 하는 행정 부담도 고질적인 문제였다.
현장의 격차는 수치로 드러난다. 경기도 초등학교 1,147곳 가운데 평균 통학거리가 1.5km를 넘는 학교는 204곳에 이르지만, 이 중 통학버스를 실제로 운영하는 학교는 118곳(57.8%)에 그쳤다. 도보 통학 중 사고 위험도 현실적인 문제다. 2017~2021년 어린이보호구역 내 어린이 보행 사상자 1,996명 중 53.7%가 방과 후인 오후 2~6시 사이에 발생했다.
이번 개정으로 교육감·교육장이 권역 단위로 여러 학교 학생을 묶어 전세버스를 운영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시내버스 준공영제와의 서비스 중복을 피하기 위해 중·고등학교는 대중교통으로 30분 이상 걸리는 학생이 대상인 경우에 한해 허용된다.
반면 통학 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초등학교와 특수학교 학생들은 별도 제한 없이 교육청 운영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부터 본격 확대된 늘봄학교 정책으로 여러 학교 학생이 함께 방과 후 수업을 듣는 경우가 늘면서, 이번 규제 완화가 방과 후 통학 지원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엄정희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장은 "최근 전세버스는 관광용보다 통학·통근용으로 운행되는 비율이 73%로 훨씬 높아 원활한 운영을 위한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이번 개선을 통해 교육청이 대중교통이 불편하거나 도보 통학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에게 버스를 제공함으로써 등하교가 안전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래호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