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길 씨, 12개사 1129대 보유…불법경영의 성과? 경영의 달인?
불황이라는 택시업계에서 공격적으로 택시회사를 인수해 사세를 확장하고 있는 정부길 삼용운수 사장(69)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수년전부터 대거 택시회사를 사들이고 있는 정부길 씨는 지난해 호경운수와 은성택시를 인수한데 이어 올해 또 다시 삼환택시(보유대수 70대)를 인수했다. 정 씨가 소유한 택시회사는 모두 12개사로 늘어났고 보유대수는 1129대에 달한다.
택시업계에서 한 사람이 직·간접적으로 2∼3개의 회사에 200∼300대의 차량을 소유한 경우는 있으나, 정 씨의 경우는 유일무이(唯一無二)한 일이다. 서울택시업계에선 대한상운이 보유대수 256대로 가장 큰 회사다.
정 씨가 소유한 택시회사는 삼환택시를 비롯해 경동운수(101대), 경복상운(101대), 대성교통(101대), 동일운수(100대), 동훈운수(101대), 삼용운수(101대), 신미운수(75대), 은성택시(100대), 장안실업(101대), 호경운수(101대), 주호교통(77대) 등이다.
최근 서울의 회사택시 프리미엄이 대당 5000만원을 상회하는 점을 볼 때 정 씨는 택시 T/E값만 600억원 가까운 재력을 갖춘 택시재벌인 셈이다. 정 씨는 택시회사 이외에 LPG충전소 및 정비공장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업계에서는 정 씨의 잇따른 택시회사 인수에 대해 긍정과 부정의 엇갈린 평가를 내리고 있다.
긍정적인 평가는 정 씨가 경영인으로써 자질이 돋보인다는 것. 불황에 공격적으로 택시회사를 사들여 사세를 확장하고 있는 것은 평범한 경영인으로써는 할 수가 없으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수 있다는 평가다.
정 씨 소유의 택시회사들은 2~3개사가 차고지를 함께 사용, 차량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또 회사의 규모화를 위해 택시회사를 사들인 뒤 보유대수를 100대선으로 늘렸다. 지난해 인수한 호경운수와 은성택시는 인수당시 보유대수가 각각 91대, 83대였으나 다른 택시회사로부터 부분인수를 통해 101대, 100대로 확장했다.
정 씨 소유의 택시회사들은 4명의 아들이 공동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등 가족경영체제를 이루고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반면, 정 씨에 대한 따가운 시선도 적지 않다. 사세 확장은 불법경영으로 얻은 성과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정 씨는 회사 건물 및 차고지를 담보로 은행의 대출을 받아 택시회사를 인수하고 은행금리 이상으로 수익을 내는 방법으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정상적으로 택시회사를 경영한다면 은행금리 이상의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며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다.
이같은 의구심은 지난해 서울시가 정 씨 소유의 일부 택시회사에 대해 대대적인 감차처분을 내린 것을 계기로 더욱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불법택시에 대한 집중단속을 실시해 도급영업에 이용된 법인택시들을 적발, 감차처분을 내렸는데 정 씨의 택시회사들은 신미운수 25대, 주호교통 23대, 경동운수 62대, 대성교통 64대 등 무려 174대가 감차처분을 받았다.
정 씨는 감차처분이 부당하다며 행정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 이중 신미운수·주호교통은 기각되고 경동운수·대성교통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졌다.
정 씨는 현재 소송을 진행중인데 패소할 경우 경동운수·대성교통은 법인택시면허 기준대수(50대) 미달로 택시회사 면허 자체가 취소되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정 씨의 택시회사 대부분에서 불법경영과 관련된 고소·고발사건이 잇따라, 물의가 그치지 않고 있는 점도 부정적이다. 서울시는 공개적으로 정 씨를 비판하기도 했으며, 정 씨 자신도 모 사건과 관련, 구속되기도 했다.
또 일부 회사에서는 노조원 수가 몇 명에 지나지 않는 허울뿐인 노조를 운영하고 있는 점도 택시노동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처럼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정 씨는 "앞으로도 택시회사 인수에 적극 나서 20개사 2000대까지 늘리고 자체 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혀,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