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인력 부족과 업무과다를 이유로 사상자가 발생한 교통사고의 조사를 꺼리면서, 교통사고 통계에 심각한 왜곡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경찰이 발표하는 교통사고 사상자수는 매년 줄어들고 있는 반면 보험사에 접수된 사상자수는 오히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1일 경찰청에 따르면 교통사고 사상자는 2003년 38만 8천715명이던 것이 2004년 35만 3천550명, 2005년 34만 8천609명, 2006년 34만 6천565명으로 감소추세다.
하지만 각 보험사에 접수된 교통사고 사상자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손해보험협회가 각 보험사로부터 집계한 교통사고 사상자수는 2003년 111만 5천43명에서 2004년 111만 3천867명, 2005년 126만 1천800명, 2006년 128만 6천명이었다.
경찰과 보험사간 교통사고 사상자 통계가 3~4배가량 차이가 나는데다 매년 그 차이가 더 벌어지고 있다.
형사처벌대상인 10대 중과실사고 통계 왜곡도 심각해지고 있다.
손해보험협회에 접수된 10대 중과실 사고발생건수(2006년)의 경우 신호위반 5만 7천234건, 중앙선침범 3만 1천288건, 보행자보호위반 1만 5천282건 등이었다.
그러나 경찰에서 처리한 사고건수(2006년)는 신호위반 2만 5천167건, 중앙선침범 1만 4천507건, 보행자보호위반 5천527건으로 절반에 불과했다.
문제는 이처럼 현실과 크게 다른 경찰의 교통사고 통계를 기초로 도로교통 정책이 만들어지고 관련 예산이 집행된다는 점이다.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에 따르면 경찰청은 교통사고 통계를 기반으로 지난 2007년 4억 4천500만원, 올해 4억 6천900만원을 들여 ‘교통사고 잦은 곳 개선사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의 각종 교통사고 감소정책은 잘못된 통계를 기초로 해 예산낭비의 우려마저 있는 것이다.
최근 녹색자동차문화교실(대표 정강)은 "경찰이 자신들의 통계와 보험사의 교통사고 사상자 통계간에 큰 차이가 나는 것을 알면서도 교통사고 감소 발표에만 매달려 통계를 바로잡지 않은 의혹이 크다"며 경찰을 사상자 발생이나 10대 중과실 교통사고를 인지하고도 조사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로 수원지검에 고발했다.
이에 대해 경찰관계자는 “보험사와 경찰청 통계간에 차이가 크다는 점은 공감하지만 그동안 법에 보험사와 경찰간에 정보공유 근거가 없어서 보험사 통계를 가져올 수 없었다”며 “수사를 미루거나 사고를 축소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