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석에 앉은 사람이 경찰의 음주측정 요구를 거부했더라도 음주측정거부죄로 처벌 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15일 조수석에 앉아있다 경찰의 음주측정 요구에 응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57)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대전지법 합의부(2심)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당해 자동차의 운전자가 아니어서 경찰의 음주측정 요구에 응해야 할 사람이 될 수 없다"며 "음주측정을 거부한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은 법리를 오해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파기환송 사유를 설명했다.
지인이 운전하는 차량 조수석에 탑승한 이씨는 2004년 9월 대전의 한 대학교 앞길에서 경찰로부터 음주측정 요구를 받자 '운전하지도 않았는데 측정에 응할 이유가 없다'며 3차례 거부한 혐의로 기소됐다.
1, 2심 법원은 "운전자인 최모씨가 뒷좌석에 앉은 김모씨로부터 전방에 음주단속을 한다는 말을 듣고, 전조등을 끄고 도로 가장자리 어두운 곳에 정차한 뒤 피고인과 김씨에게 '대리운전기사를 기다린다고 하자'고 말했으며, 이때 소변을 보기 위해 차에서 내린 피고인이 경찰로부터 음주측정 요구를 받게 된 것"이라고 해석하면서도 "음주운전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는 있었다"고 판단, 거부행위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한편 대법원 판례(2006도7074)는 음주측정불응죄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성립된다는 입장이며, 당해 운전자가 아닌 경우에는 주취운전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고 볼 여지가 없다며 음주측정을 거부하더라도 죄를 묻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