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음주운전 차량 동승자 어디까지 처벌받나
  • 박래호 기자
  • 등록 2020-09-23 12:36:11

기사수정
  • 경찰, 동승자도 방조·공범 혐의로 적극 처벌 방침…국회도 입법 추진

지난 9일 오전 0시 55분께 인천시 을왕리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 현장. 인천 영종소방서 제공.

경찰은 최근 대형 음주운전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자, 음주운전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또 음주운전 차량의 동승자도 방조 또는 공범 혐의로 적극 처벌할 방침이다.

 

최근 을왕리 음주운전 사고로 치킨 배달에 나섰던 한 가장이 숨지는 사고와 관련, 차량의 동승자가 음주운전을 부추긴 것으로 알려져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 동승자는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상태다. 

 

음주운전 방조죄의 경우 보통 벌금형이 선고돼 왔는데 음주운전 방조죄가 따로 있는 건 아니다. 경찰은 형법상 ‘타인의 범죄를 방조한 자는 처벌할 수 있다’는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방조범은 통상 법정형의 절반으로 감경 처벌한다. 예를 들어 음주 운전자에게 징역 3년이 선고됐다면, 방조 혐의를 받는 동승자는 절반인 1년 6개월 정도를 받는다. 

 

하지만 예외도 있다. 지난해 세종시에서 난 음주 사고의 경우 20대 운전자와 30대 동승자가 있었는데 1심에서 운전자는 벌금 800만 원. 옆자리 동승자는 이보다 훨씬 높은 징역 4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동승자가 “단속이 없으니 운전해도 된다”며 부추긴데다 사고 직후 도망쳤고. 허위 진술을 교사했기 때문이다. 특히 음주운전 전과로 집행유예 기간이었던 점이 고려돼 운전자보다 더 엄한 처벌을 받았다. 

 

현재로서는 음주 운전자의 차에 같이 탄다고 무조건 방조죄로 처벌되는 것은 아니다. 동승만으로는 처벌근거가 부족하고, 음주 운전자에게 적극적으로 차 키를 주는 등 실행 행위를 용이하게 하면 처벌된다. 

 

'적극적' 방조 여부가 관건인데, 수사기관 자료를 보면 ▲술 먹은 걸 알고도 차 열쇠를 줬거나 ▲음주를 권유·독려한 뒤 동승 ▲지휘감독 관계에 있는 사람의 음주운전 방치 ▲음주운전이 예상되는데 술을 제공하면 입건될 수 있다. 

 

여당은 음주운전 차량의 동승자 처벌 여론이 커지면서 음주운전 차량에 동승만 해도 방조죄로 처벌하는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일단 음주운전 처벌규정을 대폭 강화했던 ‘윤창호법’처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나 도로교통법에 음주운전 방조 처벌 규정을 넣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공포되면 음주운전 차량에 동승할 경우 방조죄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다. 주변에서 음주운전을 하려고 할 경우 무조건 만류하는 게 상책이다.

 

TAG

프로필이미지

박래호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장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강남 30분 시대”라더니…김포에 돌아온 건 반쪽 ‘서울역 직결’ 김포 정치권과 지자체는 GTX-D 서울역 직결안 통과에 환호했지만, 시민이 기대한 ‘강남 직결’은 빠진 채 확정됐다. 강남 수요와 도시 성장 전망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김포시민이 기대한 건 ‘강남 30분 시대’였다. 정치인들은 수년간 이를 내세워 지역 여론을 달궜고, 서부권 광역급행철도(일명 GTX-D 선행구간)이 강남까...
  2. 대구 개인용달 화물차 ‘생계 위기’…택배 전환·번호판 충당 해법 모색 [대구경북취재본부 서철석 기자] 대구지역에서 운행 중인 1톤 개인용달 화물차들이 과잉 공급에 따른 심각한 경영난으로 생계 위협에 직면했다. 업계는 택배 전환과 번호판 충당을 핵심 해법으로 제시하며, 용달·택배 간 전략적 제휴를 통한 상생 방안을 촉구하고 있다.지역 용달 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구에는 개인용달 차량이 과도하...
  3. 더현대 광주, 북구-광주시 충돌…정준호 의원 “복합쇼핑몰 교통문제, 국회가 조정자 역할 나서야” 광주 북구가 ‘더현대 광주’의 건축허가를 조건부 승인했지만, 교통 인프라 개선을 두고 광주시와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건축허가는 북구가 맡았지만, 교통대책 수립과 예산 편성 권한은 광주시에 있어 두 기관 간 역할 분담이 뚜렷하다. 해당 사업은 옛 전남방직·일신방직 터에 연면적 27만3천895㎡(지하 6층·지상...
  4. 애플페이 교통카드, 한국 대중교통 바꿀까? 아이폰이나 애플워치로도 교통카드를 쓸 수 있는 시대다. 애플페이가 한국 대중교통에 정식 적용됐지만, 기능적 제약과 정책 연계 미비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2025년 7월 22일, 애플과 티머니가 애플 월렛에 티머니 교통카드를 공식 통합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아이폰과 애플워치 사용자도 스마트기기 하나로 전국 대중교통을 이용...
  5. 서울 지하철 부정승차, 끝까지 징수…우대·기후동행 돌려쓰기 집중 단속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부정승차에 법적 조치를 병행하고, 우대용·기후동행카드 부정사용에는 과학적 단속 시스템을 도입했다.7일 공사는 부정승차를 단순 위반이 아닌 ‘명백한 범죄행위’로 간주해, 소송부터 강제집행까지 끝까지 책임을 묻는다고 밝혔다. 통합 이후 지금까지 130여 건의 소송을 진행했으며, 지난해에는 22건...
  6. 서울시, 외국인 대상 택시 바가지요금 100일간 특별단속 서울시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택시의 부당요금 요구, 승차거부, 불친절 등 불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100일간의 집중 단속에 나섰다.서울시는 여름 휴가철과 관광 성수기를 맞아 외국인 택시 민원을 해소할 특별 대책을 시행한다고 6일 밝혔다. 인천·김포공항, 명동 등 외국인 밀집 지역에 단속 인력을 집중 투입하고, 승차거부...
  7. 신규 운면허 취득자 2년째 감소세…청년층 "기후동행카드면 충분" 신규 운전면허 취득자가 2년 연속 급감하면서 전국 운전면허학원이 매월 2-3곳씩 폐업 위기에 처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4년 신규 면허 취득자는 전년 대비 10% 감소한 80만명대로 떨어질 전망이며, 청년층을 중심으로 확산된 "기후동행카드면 충분하다"는 인식이 업계 존폐를 위협하고 있다.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7년 108만명이던 신규 운전...
  8. TS '오늘도 무사고' 캠페인 100일, 전국 안전문화 확산 성과 한국교통안전공단(TS)이 4월 30일 출범한 범정부 교통안전 캠페인 '오늘도 무사고'가 100일을 맞아 전국 14개 지역본부에서 232회 현장 캠페인을 실시하고 1만2천여 명의 국민이 참여하며 전국적인 교통안전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한국교통안전공단은 이번 캠페인이 기존 개별적으로 진행되던 교통안전 홍보에서 벗어나 ...
  9. 8.15 광복절 세종대로 18시간 전면차단…폭주차량 특별단속도 서울경찰청은 제80주년 광복절 기념행사로 인해 15일 오전 6시부터 밤 12시까지 18시간 동안 세종대로(적선로~세종로) 일대를 양방향 전면 통제하고, 동시에 폭주·난폭운전 차량에 대한 특별단속을 실시한다고 11일 밝혔다.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세종대로 등 교통통제는 총 3단계로 나눠 실시된다. 1단계는 지난 10일 오전 0시부터 16일 오후 ...
  10. ‘나중에 돌려드릴게요’ 복지이직금 900억 미지급…서울개인택시조합, ‘폰지 사기’ 논란 서울개인택시조합의 복지이직금 제도가 회비에 의존한 순차 지급 방식으로 운영되며, 누적 미지급금이 900억 원(2025년 8월 기준)을 넘어섰다. 신규 회비로 기존 수급자의 이직금을 충당하는 구조가 ‘폰지 사기’와 유사하다는 지적 속에, 이사장 교체와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제도 개혁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복지이직금은 개인택시 기사가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