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가 추진중인 자동차부품 자기인증제 도입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해 건교부가 입안했으나 올해 벌써 두번이나 국회상정이 보류돼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이 문제가 정부의 재추진 의지로 다시 불붙고 있는 것. 워낙 이견이 커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분위기이나 건교부는 지난 8일 공청회를 개최한데 이어 다음달 정기국회에서 재심의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도는 자동차 부품 업체들이 스스로 부품의 안전성을 입증하면 시장에서 자유롭게 자동차 부품을 팔 수 있는 제도다. 헤드라이트 등 등화장치, 경음기, 공기업타이어 등 16개 품목이 대상이며 이 제도가 시행되면 현재 비싼 순정품 위주로 돼 있는 자동차 정비 시장 등 AS마켓이 값싼 인증 부품 시장으로 변할 수도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완성차 업체는 인증을 취득한 부품만 자동차에 쓸 수 있다. 부품 업체도 인증을 얻은 부품만 애프터서비스 시장에 판매할 수 있게 된다. 건교부는 시중에 판매되는 차 부품에 대해 지정 시험기관을 통해 관리하게 된다. 인증기준에 못 미치는 부품은 완성차나 부품업계에서 리콜해야 한다.
차 부품 업계는 "이 제도가 시행되면 안전기준에 겨우 턱걸이한 중국산 저가 제품이 국내시장에 쏟아져 들어올 것"이라며 "정부가 중국산 저가 부품을 규제하지는 못할 망정 합법화하는 데 앞장서는 꼴"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2006년 말 기준 922개 1차 부품업체 가운데 중소기업은 90.7%(836개)에 달한다. 저임금을 앞세운 중국산과는 가격 경쟁이 어려울 수밖에 없어 중소 부품업계의 줄도산은 물론 자동차 안전에도 치명적이라는 것이 부품업계의 주장이다. 중소기업 보호·육성에 앞장서야 할 정부가 오히려 중소기업 죽이기에 나서고 있다는 게 업계 불만이다.
완성차 업계의 불만도 크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저질품이 수리 과정에 사용돼 사고 건수가 늘면 국산차의 이미지가 나빠진다"면서 "이 제도는 국내 자동차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험업계는 이 제도가 시행되면 값은 싸지만 안전한 인증 부품이 활성화돼 한해 2조8천억원에 달하는 자동차 수리 시장의 거품이 제거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구태여 비싼 순정품을 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 제도는 미국·캐나다에서 현재 시행 중이지만, 미국에서는 중국산 부품 업체가 사후 리콜을 할 수 없다고 버텨 문제를 일으킨 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