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고령화 사회에 살고 있고, 앞으로 고령사회, 더 나아가 초고령 사회에 살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2000년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비율이 7.2%로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고, 2019년 전체 인구의 14% 이상인 고령 사회, 2026년 전체 인구의 20% 이상인 최고령 사회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분명한 명제 앞에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한 해법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우리는 노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노인 운전자가 위험한 운전집단이라는 믿음은 과도한 편견이며, 노인 스스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보정(補正)해 간다는 믿음은 너무나 낭만적인 휴머니즘이다. 따라서 노인을 포함해 모든 도로이용자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편의성과 안전성을 높이려는 분명한 목표와 접근전략이 적극 모색되어야 한다.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에 따른 생산 가능인구가 줄면서 노인의 생산활동 참여율이 늘어나 노인의 교통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보행에 의존해 통행해왔으나 앞으로 점차 승용차 이용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교통개발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2000년 노인의 교통수단별 이용률의 경우 도보가 38.0%로 가장 많았고 버스통행은 26.8%, 승용차 통행은 16.6%로 나타났다.
◇노인의 반응시간 등은 청년에 비해 크게 낮아
에버하드는 시각, 청각, 주의, 반응시간, 정보처리, 운동기능 중 하나 혹은 여러가지 요인이 연합해 노인보행자의 교통안전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물체의 세부적인 것을 구별하는 능력인 시력이 점점 감소하면서 접근차량을 확인하거나 교통신호 및 표지판을 확인하는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20세의 시력을 100으로 봤을 때,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갔을 때 노인들이 적응하는 능력(광량암순응)은 40%, 반대로 밝은 곳에 적응하는 능력(광량명순응)은 35%, 그리고 청색 투과성은 11%에 불과한 수준이다.
청력의 경우 연령이 증가할수록 손상된다. 이것은 접근차량의 소리를 구별하기를 어렵게 만든다. 특히 소음이 심한 상황에서 더욱 어렵다. 따라서 뒤에서 오는 차량의 접근에도 주의하지 않거나, 경음기가 울려도 주의하지 않으며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얼굴을 돌리지 않는 등의 특성을 나타낸다.
노인들은 관련 있는 정보를 찾아내고 탐색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관련 없는 정보와 관련 있는 정보를 구분하는 것도 어려워한다. 정보를 처리하고 선택을 하며, 반응을 하는 과정이 매우 느리다. 복잡한 교통 상황이나 교통혼잡 상황에서 여러가지 정보를 동시에 처리하는 것이 노인들에게는 매우 어렵다. 젊은 사람들은 모든 관련 상황을 동시에 평가하지만 고령자들은 순차적으로 처리한다.
위험한 교통상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기준인 운동능력 측면에서 노인의 민첩성은 청년의 33%, 다리 근육의 힘은 50% 가량, 그리고 평형성은 33% 정도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신체기능의 저하 때문에 노인은 대중교통 등 기타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경우는 물론 보행 등 자력으로 이동하는 경우에도 큰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노인의 보행속도는 청·장년층의 74% 정도에 불과한 초당 1m 정도밖에 되지 않아 횡단보도 등에서 사고위험이 높게 나타난다.
◇노인 보행 중 교통사고 많아
경찰청을 포함한 정부 기관과 민간단체들이 지난 수년간 어린이 보호구역을 지정하는 등 어린이 교통안전문제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2006년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005년에 비해 2.8% 감소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노인 교통사고 사망자는 오히려 1.8% 늘었으며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에서 노인 교통사고 사망자가 차지한느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노인의 경우 보행 중 사고가 많이 발생했다. 2006년 한 해 동안 보행 중 교통사고로 사망한 노인의 수는 전체의 55.5%에 달했다. 이는 노인의 안전한 보행환경 조성 등에 관한 정책이 시급히 시행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7년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분석한 미래의 연령층별 교통사고 사망자 수 전망을 보면, 2020년까지 40세 이하의 사망자수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나 51세 이상 인구의 사망자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따라서 국가 전체의 교통안전 개선을 위해서도 우선적으로 노인의 교통안전대책, 특히 보행자 교통안전 대책을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경찰청, 노인보호구역 지정 적극 추진
고령자의 보행 중 사망사고의 원인으로는 무단횡단이나 신호무시 등으로 인한 비율이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이것은 보행자 자신이 보행규칙 혹은 교통규칙을 이해한 후에 안전한 행동을 취할 수 있는지의 여부에 대한 문제로 볼 수 있는데, 시력이나 청력저하 등과 같은 고령자의 신체적 특성에 의한 사고의 책임을 고령자에게만 돌릴 수는 없는 일이다.
이에 따라 경찰청은 노인교통사고의 특성을 반영해 노인교통환경을 개선하고 찾아가는 교통안전교육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노인복지시설 설립·운영자의 건의와 자치단체장의 신청을 받아 해당 시설의 주 출입문 반경 300m 이내의 도로 중 일정구간을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운영할 계획이다. 노인보호구역의 지정대상은 노인복지시설 중 노인주거·의료·여가복지시설로서, 2005년말 현재 총 5만5650개로 파악되고 있다.
노인보호구역에서는 노인 보행속도(0.8m/s)에 맞춰 보행신호를 늘이고 차량속도를 시속 30km 이내로 제한하거나 특정시간의 차량통행을 제한할 계획이다. 또 과속방지턱 등 교통안전시설을 보강하고 노인구역임을 알리는 교통안전표지판을 설치한다. 올해 하반기에 시범운영을 거쳐 내년부터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경찰청, 찾아가는 노인 교통안전교육 강화
교통약자인 노인의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줄이고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교통안전교육을 통한 교통안전의식 함양이 선행돼야 한다. 경찰청은 각 지방경찰청 및 경찰서별로 교통안전순회교육 전담경찰관을 1-2명씩 지정, 경로당이나 마을회관, 노인회 등을 직접 방문해 교통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교육은 해당 지역에서 빈발하는 노인 교통사망사고 사례분석, 노인 보행자 특성 및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지역·교통수단별 맞춤형 교통안전 대책 등의 내용을 중심으로 노인의 눈높이에 맞도록 제작된 파워포인트 자료나 동영상 등을 활용해 이뤄진다. 경찰청은 2003년 약 101만명을 교육시킨 후 지속적으로 교육을 강화해 2006년 약 243만명, 2007년 상반기까지 약 122만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다.
또 한국생활안전연합과 공동으로 노인들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반사재가 부착된 안전모자 배포사업을 진행해 2006년에 약 1만8000개를 배포했다. 2008년에는 8월까지 약 2만개를 배포할 예정이다.
경찰청은 앞으로 순회교육 전담경찰관의 현장방문 교육을 강화하고 고령자의 특성에 따라 특화된 교육기자재,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해 노인에게 충분한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 교통관련 단체 등과 상호 협력해 교통안전용품 배포 및 홍보활동을 활성화하는 등 노인 교통안전을 확립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