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값 등 국내 석유제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정유업체들이 사상 유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운전자들은 자고 나면 오르는 기름값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는 정유업체들은 고유가로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SK에너지와 에쓰오일 등의 2분기 실적 예상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SK에너지의 경우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전망치가 매출액 6조454억원, 영업이익 3천83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와 25%씩 늘었다. 삼성증권은 SK에너지 2분기 영업 이익 전망치를 3천971억원으로 29.3%나 상향 조정했다. 현대증권도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5조9천632억원과 4천93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에쓰오일의 2분기 평균 전망치는 매출액 3조5천231억원, 영업이익 3천76억원으로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2천842억원)보다 8.2%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에쓰오일의 2분기 영업이익을 2천990억원에서 3천250억원으로 더 높였다. 에쓰오일은 1분기에도 사상 최고치인 3천95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2분기 정제마진이 좋아진 것은 맞다”며 “다만 이익의 상당 부분은 정유부문이 아닌 화학 등 비정유부분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유업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과 달리 고유가로 국민들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다. 올 1월 ℓ당 평균 1410.72원이던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는 지난달 1550.93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에너지관리공단이 지난달 서울 시민 931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94.3%가 ‘휘발유값이 높다’고 답했으며 76.3%는 ‘승용차 운행을 줄인다’ 또는 ‘지하철 버스 자전거 등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겠다’고 답해 승용차 운행이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시민모임은 “휘발유값 폭등으로 국민들의 부담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정부와 업계가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함께 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제고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