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택시기사에 대한 폭행ㆍ강도가 빈번해지자 택시에도 버스처럼 보호막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월 29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주택가에서 택시기사 박모(58)씨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씨는 옆구리에 수차례 찔린 채 사망 후 6~7시간이 지난 후에야 발견됐는데 "만약 보호막이 있었다면 이렇게 처참하게 당하지는 않았을텐데…"하는 안타까움을 남겼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서울 강북구 번동에서 야간에 20대 남성을 태우고 주행중이던 택시기사 김모(45)씨는 갑자기 흉기를 들고 돌변한 승객에게 택시를 빼앗겼다. 김 씨는 목숨만을 건진 것을 큰 다행으로 여기고 있다.
정부는 버스나 택시 등 대중교통 기사들에 대한 폭행이 빈번하자 지난 4월 4일부터 주행중인 운전자를 폭행하면 3년이상의 징역에 처하는 등 처벌을 대폭 강화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을 개정해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기사를 보호하기 위한 격벽이 의무화된 버스와는 달리 택시기사는 여전히 폭행ㆍ강도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택시에도 버스처럼 보호막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건설교통부 훈령인 '택시제도운영기준에 관한 업무처리 요령' 제19조 범죄예방 조항에 따르면 택시에도 '안전상 필요한 경우에는 운전석과 승객좌석 사이에 보호막 등을 설치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선택사항일 뿐 버스처럼 의무화된 것은 아니다.
일부 택시기사들은 스스로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자비를 들여 보호막을 설치하고 있다. 1년전에 보호막을 설치했다는 조모(49)씨는 "흉기를 든 승객에게 위협을 당한 후 보호막을 설치해야할 필요성을 느겼다"며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택시도 보호막설치가 의무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건설교통부는 택시 보호막 설치 의무화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보호막 설치는 대승객 서비스상 문제가 있는데다가 외국인에게도 우리나라 이미지를 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택시 보호막 설치 의무화는 택시기사에 대한 폭행이 사회문제가 됐을 때만 잠깐동안 논의가 진행됐다가 흐지부지 되곤 했다.
회사택시 기사 강모(42)씨는 "비용 부담 때문에 회사에서 먼저 보호막을 설치해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만약 설치가 의무화돼 모든 택시에 보호막이 있다면 한결 마음편하게 운전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호막 설치 의무화를 기대했다.
국내에 보호막을 설치한 택시는 법인택시의 경우 거의 없고 개인택시 1천여대 정도로 추산된다.